
일본은행은 18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이유는 글로벌 경제 시장의 상황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발언으로 촉발된 마이너스 금리 조기 해제 여부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우에다 총재는 금융정책 운용을 놓고 지난 7일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를 통해 연말부터 내년까지 한층 도전적인 상황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한 바 있다.
또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 부총재는 강연을 통해 “금융완화 종료 결정에 대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 시장의 예상에 불을 지폈다.
이로 인해 엔화 약세 기조였던 외환시장에서 단숨에 엔고 상황이 펼쳐진 가운데, 다만 이번 회의에서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단행할 것이라는 목소리는 일부에 그치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물가와 임금이 함께 오르는 경기 선순환을 위해 내년 춘투(봄 임금인상 투쟁)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지속적 임금인상 실현이 이루어지지는 못했다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024년도 세제 개정을 통해 기업의 적극적 임금인상을 뒷받침하기로 결정했으며, 기업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으로 임금인상을 할 수 있다는 표명이 잇따르는 등 2024년 춘투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고물가로 인해 10월 실질임금이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그 효과가 여전히 미진하다는 지적이 많다.
취업 형태별 명목임금에서는 금융·보험이나 정보통신업 등에서 5% 정도의 상승이 두드러졌지만, 나머지 업태에도 이러한 인상 기조가 나타났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그러나 또 다른 일각에서는 미·일 금리차로 인한 엔화 가치 변화 문제로 마이너스 금리 조기 해제 버튼을 전격적으로 누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3일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에서 3회 연속 금리 인상 보류를 결정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회동 후 회견에서 금리인하 시기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속된 금리 인상 국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견해가 강하게 나오는 가운데, 미 채권시장에서는 장기금리가 급하락해 한때 4% 선이 무너졌고, 미·일 금리차가 좁혀지면서 엔화 환율에서는 달러를 팔고 엔화를 되사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지난 14일에는 약 4개월 반 만에 장 중 한때 140엔=1달러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일본은행 회의는 마이너스 금리 해제 수순이 어느 정도까지 심도 있게 논의될지, 또한 회의 이후 우에다 총재가 회견에서 어떤 표현을 활용할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미루더라도 2024년 1월 이후 정책 변경 가능성을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면 어떠한 시사점을 제시하면서 변화의 포석을 깔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후지TV 해설 부위원장 지다 유이치는 “10년이 넘은 대대적 완화에 대한 출구가 보일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임금과 물가 동향을 바탕으로 금리 해제 버튼을 누를지에 시장 관계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