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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월가, 美 집값 상승세 새해에 가속도 전망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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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월가, 美 집값 상승세 새해에 가속도 전망 이유는

피치, 미 대도시의 88% 주택가격 과대평가 분석 불구 내년 3%·2025년 4% 추가 상승 분석
새해에도 미국의 주택 가격이 지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새해에도 미국의 주택 가격이 지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AP/뉴시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미국 대도시 지역에 있는 88%에 달하는 주택의 가격이 과대 평가됐다고 밝혔으나 내년에도 미국 주택 가격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5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새해에 0.25%포인트씩 최소한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고함에 따라 피치가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피치는 연준이 예고한 시나리오대로 금리가 내리면 미국 집값이 내년에 3% 오르고, 2025년에 다시 4%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월가는 연준의 예고보다 금리인하 속도가 더 빠르고, 인하 폭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 증시 전문지 모틀리 풀은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6번 내릴 것으로 월가가 전망한다고 전했다. 이 전문지는 “연준이 금리를 내릴 때는 그 폭이 통상 0.25%포인트이고, 내년에 6번 금리를 내리면 총인하 폭이 1.5%포인트에 달해 현재 5.25~5.5%인 기준금리가 3.75~4%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에 연준이 금리를 내릴 때는 그 속도가 매우 빨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연준이 지난 2020년에 금리를 내릴 당시에 1년 만에 기준금리가 1.75%에서 0.25%로 하락했다. 또 지난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연준이 3.50%였던 기준금리를 0.25%까지 신속하게 내렸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도 낮아진다. 연준이 지난 13일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에 금리인하 방침을 시사함에 따라 한때 8%에 이르렀던 모기지 금리도 내림세를 보인다.
미국 모기지 금리는 10월 말 이후 줄곧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국책 담보 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주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67%로 그 전주의 6.95%보다 내려갔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동기의 6.27%보다는 여전히 높은 것이다. 15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5.95%로, 그 전주 6.38%에서 낮아졌다. 1년 전에는 5.69%였다.

피치는 미국 전역의 2023년 2분기 주택가격이 9.4% 정도 고평가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도시 지역의 88%는 주택 가격이 고평가됐고, 가격평균 10%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기관은 내년에 미국에서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얼터 닷컴은 모기지 금리가 내려가도 주택 수요자들이 서둘러 주택 구매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 결과 내년도에 집값이 1.7%가 하락할 것으로 이 기관이 분석했다.

미국의 일부 주와 대도시는 주택공급난 해소를 위해 같은 부지 내에 더 많은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있다. 텍사스주 오스틴시는 올해 단독주택 1개 필지 내에 집을 최대 3호까지 지을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 이사회는 단독주택 1채를 지을 수 있도록 한 부지에 최대 6호의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댈러스, 보스턴, 북버지니아, 미니애폴리스,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 다른 대도시도 용적률 제한을 상향 조정했거나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미국의 주택거래량이 지난달 들어 소폭 증가했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11월 미국 기존 주택 매매 건수는 382만 건(연이율 환산 기준)으로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11월 미국 기존 주택 중위가격은 38만76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0% 올라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