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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바이든, 반도체 산업 부활로 대선 승부수...'내셔널 반도체 기술진흥센터'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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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바이든, 반도체 산업 부활로 대선 승부수...'내셔널 반도체 기술진흥센터' 설립

반도체 연구와 기술 개발 등 총괄…내달 1일 공식 가동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반도체 산업 부활을 승부수로 던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반도체 산업 부활을 승부수로 던졌다.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반도체 산업 지원 카드를 승부수로 던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 시간)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산업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 제조업 부활, 중국 등 경쟁국에 대한 기술 리더십 우위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향후 대선 유세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으로 미국 경제를 살리고, 첨단 기술 분야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WP가 전했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 지원 및 과학 법’(칩스법)에 근거해 ‘내셔널 반도체 기술진흥센터’(Natcast·냇캐스트)를 설립하고,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시놉시스 최고보안책임자(CSO) 다이드레 핸포드를 이날 소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2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냇캐스트가 반도체 R&D 생태계에서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센터가 기업과 정부, 대학의 반도체 연구와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차세대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지도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핸포드 냇캐스트 소장은 “반도체가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의 심장이 됐다”면서 “이 센터가 반도체 혁신과 첨단 기술자 양성의 핵심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냇캐스트는 미국이 1987년 일본의 반도체 산업 성장에 대응하려고 설립해 운영한 세마테크(Sematech)와 비슷하다고 WP가 지적했다. 미국은 1987년 2억 달러를 들여 반도체 제조 기술 연구조합으로 세마테크 출범을 지원했다. 세마테크는 그 후 미국 내 반도체 공동연구, 인력양성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통신용 반도체 스타트업이었던 퀄컴도 세마테크의 도움을 받아 글로벌 팹리스로 발돋움했다. 냇캐스트는 세마테크보다 훨씬 광범위한 반도체 산업 지원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고 WP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11일 F-15, F-35 등 미군 전투기에 사용되는 핵심 반도체 칩 생산하는 영국 방산업체 BAE 시스템에 처음으로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을 주기로 했고, 이번 달에 미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두 번째로 정부 보조금 지급을 결정했다. 미 상무부는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에 1억6200만 달러(약 2125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이에 앞서 BAE 시스템은 뉴햄프셔주 공장 현대화를 위해 3500만 달러(약 462억원)를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지원받아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을 현재보다 4배로 늘린다.

미국은 반도체를 개발한 국가지만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0%가량에 불과하다. 미국은 중국의 위협을 받는 대만이 핵심 반도체 생산 국가인 점 등을 고려해 미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을 대폭 늘리려고 한다.

미국은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원)를 직접 지원하고, 세제 혜택 등을 통해 모두 2800억 달러(약 368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반도체 지원 및 과학 법’을 제정했다. 초당적으로 미 의회를 통과한 이 법에 따르면 약 390억 달러가 미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 시설을 신설, 확장, 현대화하는 기업에 제공된다. 나머지 110억 달러는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비로 사용된다. 방위산업 관련 반도체 업체에는 20억 달러가 지원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23일 칩스법에 따라 미국 내 31개의 ‘지역 테크 허브’를 선정해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그동안 370곳의 신청서를 접수해 이 중 모두 32개 주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들어설 허브를 결정했다. 지역 테크 허브로 선정된 곳에는 연방정부가 최대 5억 달러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미 정부는 칩스법에 근거해 모두 100억 달러의 지원금을 배정해 놓았다. 미국은 지역 테크 허브를 만들어 오스틴, 보스턴, 실리콘밸리,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된 첨단 산업 시설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려고 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