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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태양광 산업, 중국산 제품 급증에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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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태양광 산업, 중국산 제품 급증에 위기 고조

EU 당국, 규제 딜레마에 빠져

EU는 중국발 통상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ACI를 27일(현지시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EU 깃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U는 중국발 통상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ACI를 27일(현지시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EU 깃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은 태양광 에너지를 확대하면서,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의 태양광 제조업체들은 파산 위기에 처해 있으며, 회원국 정부와 업계는 이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두고 갈등하고 있다.

유럽은 지역 청정 기술 제조를 성장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의 저가 공급과 보조금 정책에 맞서기 어렵다. 중국은 과잉생산으로 인해 국내시장에서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이에 수출을 통해 재고를 처리하고 있다. 수출품의 약 55%가 유럽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는 출혈경쟁과 구조조정 등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6일(현지시간) EU가 신속한 허가와 EU산 제품에 대한 입찰 지원 등 자국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값싼 중국산을 선호하는 시장의 수요도 만만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3년 EU 회원국들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2022년보다 40% 많은 기록적인 수준의 태양광 발전 용량(27GW)을 설치했다. 그러나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데이터에 따르면, 구매한 패널과 부품의 상당량을 중국에서 수입했으며, 심한 경우는 95%에 달했다. 유럽 자체 태양광 패널 공급은 4GW에 불과했다.

이에,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사업은 값싼 수입품과 공급 과잉으로 위기에 직면한 유럽의 현지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처럼 유럽의 태양광 산업이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수출 흐름은 계속 증가해 유럽의 태양광 산업에 큰 고통을 배가하고 있다.

EU 관련 기업들은 매출 부진으로 문을 닫는 발표가 계속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생산 능력의 절반이 몇 주 안에 폐쇄될 수 있다고 경고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한다.

특히, 일부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생산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EU 기업들은 이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으며, 이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때문이라는 것이 EU 기업들의 판단이다. 실제 중국의 태양광 제품은 유럽의 제품보다 30~40% 저렴하며, 효율도 1~2% 높다고 알려졌다.

실제, 스위스의 태양광 패널 제조사인 마이어 버거(Meyer Burger)는 독일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폐쇄하고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며, 노르웨이의 태양광 생산업체인 노르웨이안 크리스탈즈(Norwegian Crystals)는 지난달 파산을 신청했다. 유럽태양광제조협의회(ESMC)는 유럽 업체들의 약 40%가 재고가 남아돌고 있다고 힘겨운 시장 상황을 말한다.

이에 EU 태양광업체들은 정부가 태양광 모듈의 초과 재고를 구매하거나,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반덤핑 과세나 세이프가드 조치를 부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U는 2013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최저 수입가격과 수입 한도를 정하고, 반덤핑 관세와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문제 해결이 되지 않아 추가 규제를 검토 중이다.

미국도 2012년부터 반덤핑 관세와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했으며, 올해 1월에는 추가로 30%의 보호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EU 회원국과 업계는 추가 규제 대응 방안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독일의 로버트 하베크 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EU 집행위원회에 편지를 보내 중국 태양광 수입품에 대한 무역 제한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중국의 수입을 제한하면, EU 녹색 에너지의 급속한 확장이 중단되고, 태양광 제품 가운데 90%가 더 비싸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역이 제한될 경우, 수입품을 사용해 패널을 조립하고 설치하는 EU 기업들이 파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스페인은 태양광 패널 재료 수입에 관세를 검토 중이고, 네덜란드는 EU의 탄소 국경세로 태양광 수입을 충당하기를 원한다.

이런 가운데, 유럽 녹색 에너지 단체들은 중국산 수입 억제에 반대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갑자기 줄이면 가격이 너무 비싸진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태양광 설치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미국도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 억제로 유럽 가격의 두 배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어, 비용이 많이 들자 태양광 설치 속도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일견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상반되는 견해를 충분히 수렴한 뒤 EU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수입 규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의 태양광 산업은 중국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기술력과 품질을 강화하고, 다양한 시장과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의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인 한화 솔루션, LG전자, OCI 등은 모두 고효율의 태양광 패널을 개발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의 관세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늘리고 있다. 또한, 인도, 일본,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와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해외 생산라인을 확충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