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내수를 포함한 경제 전반의 부진한 지표가 발표되는 한편, 엔저 지속 우려로 외환시장 개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며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뾰족한 묘안이 없어 일본은행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4/4분기(10~12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는 1.1% 증가였다. 또 개인소비는 0.2% 내려갔고 설비투자는 0.1% 감소해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은 2.6% 증가했고, 수출에서 수입을 뺀 대외수요 기여도는 0.2% 증가해 6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세부적 수치에서 내수 부진이 여실히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다.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개인소비가 부진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미나미 타케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수석연구원은 "물가 고공행진으로 소비자의 구매력이 줄어들어 소비가 부진한 상황이다. 가벼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정상화를 향해 움직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정담당상은 발표 후 담화에서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못하는 가운데 개인소비는 힘이 부족하다"며 “설비투자들도 계획이 실현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다 다쿠지 크레디트아그리콜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일본 경제는 경기 침체의 늪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또 “내수 확대가 물가를 끌어올리고, 추가적인 임금 상승과 내수 확대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이렇다 보니 일본은행의 마이너스금리 해제와 금리 인상이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물가-경제 상황 전망(전망보고서)에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번 결과는 시장 조기 정상화 관측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경기지표가 다소 안정적이어야 금리 인상을 진행할 수 있는데, 문제로 지적되었던 내수 소비에서 경기의 취약함이 다시 부각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자, 엔·달러 환율은 1% 급등해 150엔을 넘어섰다. 외신은 이를 두고 일본 통화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결정짓는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간다 마사토 국제부 재무 차관은 이번 엔화 가치 급락을 두고 "투기적 요소가 부분적으로 존재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당국은 시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한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제는 최적의 금리 인상 시점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기에는 시간이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이 엔화 가치를 보전할 수는 있는 유력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엔달러 환율의 심리적 저항선 돌파는 일본은행을 급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칸다 케이시 다이와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 인구 감소와 디플레이션으로 설비투자와 개인소비가 부진했다“라며 "수십 년간의 경제 침체가 결과적으로 현재 상황을 만들었고 일본은행은 사면초가에 빠졌다”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