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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증시 최고가에 닥치는 금리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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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증시 최고가에 닥치는 금리 ‘딜레마’

일본 닛케이지수가 역사적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2월 27일 도쿄 증권거래소 닛케이 지수 주가가 표시된 전광판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닛케이지수가 역사적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2월 27일 도쿄 증권거래소 닛케이 지수 주가가 표시된 전광판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 닛케이지수가 역사적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행의 금리 전환 시기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닛케이아시아는 26일 일본 증시 상승은 긴축 결정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된다고 보도하며 그 이유는 금리 인상 결정 무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6일 종가 기준 일본 벤치마크 지수인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28% 상승에 이어 2024년 첫 두 달 동안 1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존 베일 닛코자산관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일본은행은 자산의 빠른 상승에 대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주가 상승이 충분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견해다.
엔·달러 환율 상황도 금리 인상 결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책 금리를 5.25~5.50%로 유지하는 매파적 미국 정책과 대조를 이루며 엔화는 달러 대비 150.78엔까지 하락했다. 이는 1990년 이후 최저치이자 2022년 10월 일본은행과 재무성의 대규모 엔화 매수 개입 당시 수준인 151.94엔의 근사치다. 재무성 관계자는 지난 14일 "당국은 긴장감을 갖고 통화시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여기에 더해서 27일 발표된 일본의 1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망치 1.8%를 웃도는 수치로, 일본은행이 디플레 탈출의 유력한 신호로 CPI 2%의 안정적 달성을 지목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금리 인상 결정 임박 의견에 힘이 실린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도 일본은행이 정책 전환 결정 버튼을 자신 있게 누르지 못한다는 데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경기의 선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국내총생산은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전분기 대비 0.4% 감소하며 2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지난 15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잠정 국내총생산도 4분기에 1년 전 대비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가 조사한 1.4% 성장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본 경제성장 또한 전분기보다 0.1% 축소, 예상됐던 0.3% 확대보다 부진하게 나왔다.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국내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가는 오르고 있는데, 소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엔저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과 만성적 저임금으로 일본 실질임금은 지난해 2.5%나 감소했다. 겐다이비즈니스가 24일 “전형적인 나쁜 물가 상승”이라고 지적한 이유다.

이처럼 내수만 감안한다면 완화정책을 더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러기에는 환율 등 압박이 거세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모리타 조타로 올닛폰자산운용 수석 전략가는 일본은행의 경기 부양 캠페인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며 "완화적인 입장을 너무 강조하면 엔화 약세가 더 악화돼 현재보다 엔화가 5엔 또는 10엔 더 떨어지면 경제에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디플레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으면 인플레가 우려되는 ‘사면초가’에 빠진 셈이다.

나카시마 다케노부 노무라증권 수석 금리 전략가는 "엔화 약세는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은행이 재무성과 더 긴밀히 협력해 추가 엔화 하락을 막기 위한 조처를 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엔화 약세는 또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노리아쓰 단지 미즈호증권의 수석 채권 전략가는 "주가 상승은 일본이 몇 차례 금리 인상을 감당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실질임금이 중요하지만,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 무대가 마련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