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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2017년 이후 테슬라의 전철 밟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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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2017년 이후 테슬라의 전철 밟을까?

엔비디아의 2024년과 테슬라의 2017년이 묘하게 겹쳐 보인다.   사진=본사 자료
엔비디아의 2024년과 테슬라의 2017년이 묘하게 겹쳐 보인다. 사진=본사 자료
세상에 오르기만 하는 주식은 없다. 산이 깊으면 골이 깊다는 속담이 주식시장 만큼 잘 들어맞는 곳도 드물다. 거침 없이 상승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 시간) 엔비디아가 2017년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일으킨 돌풍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해 테슬라는 세상을 지배할 것 같은 기세였다. 일론 머스크라는 천재를 앞세운 테슬라는 제너럴 모터스(GM), 포드를 넘어 미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로 발돋움했다. 시장은 이런 테슬라를 ‘제2의 애플’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테슬라의 주가는 2021년 고점 대비 반 토막 났다. 덩달아 다른 전기차 기업의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이런 흐름은 AI 열풍에 휩싸인 지금의 분위기와 매우 흡사하다. 엔비디아의 주식은 올 들어 66% 올랐다. 지난 한 해 동안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피프티 파크 인베스트먼트의 아담 사한 CEO는 “주식시장에서 일단 기술 혁신이라는 주문에 빠지면 논리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수도 없이 보았다”며 욕망이 앞서면 눈에 보이는 게 없어진다고 현재 엔비디아의 과열 분위기를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닮은 점에 유의했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중 하나로 지난해 엄청난 판매·순익 증가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전기차가 향후 대세로 자리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일찌감치 시가총액 1조2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전기 자동차에 대한 수요는 초기 구입자들의 열렬한 반응이 식어가면서 둔화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테슬라 주가는 지난 7월의 고점으로부터 31% 하락했다. 올해도 나스닥 100 지수에서 가장 큰 하락주 중 하나다. 엔비디아에는 아직 어떤 둔화의 조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4분기 연속으로 폭발적인 실적을 내놓았으며, 오픈AI와 같은 AI 응용 프로그램을 구동하는 대형 언어 모델을 교육하는 데 사용되는 그들의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끝이 안 보일 정도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넘어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3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경쟁사들은 엔비디아의 독주를 그냥 보고만 있지 않는다. 최근 AMD는 가속기 라인을 출시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고객들도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다. 기술 기업은 끊임없는 혁신을 요구받는다. 2000년 닷컴 버블의 희생자들은 아직까지 손실 만회를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