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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나우루, 中은행 진출에 법정화폐 ‘위안화’로 전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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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나우루, 中은행 진출에 법정화폐 ‘위안화’로 전환 위기

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에 중국은행(COB)이 진출을 추진하면서 현지 법정통화가 중국 위안화로 바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00위안 지폐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에 중국은행(COB)이 진출을 추진하면서 현지 법정통화가 중국 위안화로 바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00위안 지폐 모습. 사진=로이터
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의 법정 화폐가 호주 달러에서 위안화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은 현재 나우루에서 영업하는 유일한 은행인 호주 벤디고 은행이 현지서 철수할 계획을 밝히면서 그 자리를 중국 국영 은행인 중국은행(BOC)이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벤디고 은행은 지난해 말 호주 사업 집중과 사업 단순화 등을 이유로 올해까지만 나우루에서 영업하고 연말에 철수한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나우루 현지 유일한 은행인 벤디고가 철수하면 나우르 정부와 기업, 가계 등은 필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에 중국은행은 최근 나우루 당국에 현지 은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나우루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나우루는 지난 1월 대만과 단교한 뒤 중국과 외교 관계를 회복했으며, 중국은 나우루에 각종 경제적 지원을 늘리고 있다.

중국은행이 나우루의 금융 공백을 노리고 현지 진출을 추진하면서 호주 내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우루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 법정 화폐도 현재 호주 달러에서 중국 위안화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 나우루는 호주 달러를 공식 법정 화폐로 사용하고 있다. 호주 정부가 나우루에 설치한 난민 수용 시설 운영비가 나우루 정부 재정의 주요 수입원일 정도로 호주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다.

다만, 호주 내에서 나우루 수용 시설의 인권 문제가 불거지고, 이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면서 호주 정부도 시설 운영을 축소하고 예산도 줄이고 있다. 그 여파로 지난해 나우루의 경제성장률도 1%에 그치는 등 경제가 크게 위축됐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벤디고 은행은 최근 나우루 철수 일정을 올해 말에서 내년 6월 말로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호주 당국도 벤디고 은행을 대체하기 위한 자국 내 다른 은행 물색에 나섰다. ABC 방송은 호주뉴질랜드은행(ANZ)과 웨스트팩이 그 대상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