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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부동산, 인지세 폐지 후 중국 본토인 거래 급증으로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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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부동산, 인지세 폐지 후 중국 본토인 거래 급증으로 '활기'

중국 본토인, 3년간의 소강상태 깨고 신규 거래 3분의 1 차지

2024년 2월 27일 중국 홍콩에서 한 남자가 주거용 건물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2월 27일 중국 홍콩에서 한 남자가 주거용 건물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홍콩 부동산 시장이 3년 이상 지속된 소강상태를 깨고 활기를 되찾았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외국인 구매자에 대한 인지세를 모두 폐지한 후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 주택을 사들이면서 신규 부동산 거래의 최대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택 시장 중 하나인 홍콩은 팬데믹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본토 구매자들의 급증으로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와 개발업체들은 이러한 현상을 부채 위기와 불확실한 경제 전망으로 인해 중국 본토 주택 시장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한다.

현재 중국 본토 구매자는 신규 주택 판매의 20~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 번에 최대 8채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홍콩 정부는 2월 말 두 번째 부동산 구매에 대한 인지세를 포함한 모든 추가 인지세와 아파트 구매 후 2년 이내에 아파트를 매도하는 경우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폐지했다. 또한 외국인 구매자의 세율을 30%에서 15%로 낮추고 내국인과 동등한 4.25%의 세금을 납부하게 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홍콩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21년 정점 대비 20% 이상 폭락했던 홍콩 주택 가격은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할인을 제공하면서 가격 상승은 제한적이다.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금리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올해 거래량은 전년 대비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미들랜드 리얼티의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은 여전히 홍콩 경제의 주축이며, 지난해 4분기 중국 본토인의 구매 비중이 사상 최고치인 17%까지 상승했다.
미들랜드는 내부 판매량을 기준으로 현재 중국 본토인의 점유율이 1차 시장에서 약 30%로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번 달에 휠록 프로퍼티와 MTR 코퍼레이션이 새로 론칭한 프로젝트에서 홍콩으로 이주할 계획이 있는 중국 본토 전문가들이 구매 의사를 밝힌 사람들 중 약 20%를 차지했다고 개발자는 밝혔다.

최근에는 중국 본토에서 대량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2주 전 부동산 중개업체 센탈라인에 따르면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헨더슨 랜드는 론칭 행사에서 제공한 아파트 30채를 모두 판매했다. 두 명의 구매자가 각각 8채의 아파트를 구입했으며, 그 중 한 명은 총 540만 달러(약 72억3438만 원)를 지불한 중국 본토 출신이었다.

CK 에셋, 뉴월드 디벨롭먼트 등의 개발사도 중국 본토를 겨냥한 마케팅을 더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선전의 바이어들이 특히 홍콩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 구매자들의 홍콩 부동산 투자 증가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첫째, 팬데믹으로 인해 3년 이상 침체되었던 홍콩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 기회가 매력적으로 보인다.

둘째, 중국 본토의 부채 위기와 불확실한 경제 전망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홍콩 부동산 투자가 선택되고 있다.

셋째, 홍콩 정부의 인지세 폐지 및 외국인 구매자에 대한 세율 인하 정책은 홍콩 부동산 투자의 매력도를 더욱 높였다.

넷째, 중국 본토와 홍콩의 경제적, 문화적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홍콩 부동산에 대한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홍콩 내 주택 가격 상승과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중국 본토 자본의 유입이 홍콩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앞으로 홍콩 부동산 시장은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본토 경제 상황과 홍콩 정부의 정책 변화는 홍콩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