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日 금리 인상에도 엔화 약세 지속...하반기에 반등 가능성

공유
0

日 금리 인상에도 엔화 약세 지속...하반기에 반등 가능성

2024년 3월21일 도쿄에서 한 남성이 엔화 환율이 표시된 시세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3월21일 도쿄에서 한 남성이 엔화 환율이 표시된 시세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주 일본은행의 역사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 근방에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은행은 19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기하고 17년 만에 금리를 0~0.1%로 인상했다. 그렇지만 당분간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여전히 미국 등 주요국 대비 금리가 현저히 낮게 유지되면서 엔화 약세 압력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6% 넘게 하락하며 주요 통화 중에 최약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 기준 금리를 5.25~5.50%로 유지하면서 금리 격차는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엔화의 초약세 배경으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를 지목하면서 향후 엔화 동향이 금리 갭의 궤적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연준이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2024년에 세 차례 금리 인하 계획을 고수하겠다고 시사한 후 엔화는 20일 소폭 반등했다.

엔화 약세의 득과 실


블룸버그는 엔화 약세가 해외에서 본국으로 송환된 이익금의 가치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일본 대기업의 해외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엔화 약세는 또한 일본 내로 유입되는 여행자의 구매력을 높여 관광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일본 방문객 수와 이들의 지출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초과할 정도로 크게 회복했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은 엔화 약세로 인해 에너지와 식품 수입 비용이 상승해 소비자들에게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3월 초, 일본 최대 노동조합 단체는 내년 회계연도에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임금 인상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을 상회하는 임금 상승은 소비자들에게 지출에 대한 더 많은 확신을 줄 수 있다.

일본은행, 다음 행보에 촉각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뜨거워지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관건은 소비 회복 여부다.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회복되지 않으면 경제는 동력을 잃게 되어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들은 19일 자 투자자 노트에서 ”일본은행이 점진적인 속도이긴 하지만 추가적인 정책 정상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면서 ”일본은행이 10월에 0.25%, 내년 4월에 0.5%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측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실제 행동에 나설 경우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한층 좁혀지면서 엔화 가치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