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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테러 이후 이민 단속으로 노동력 부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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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테러 이후 이민 단속으로 노동력 부족 우려

이주 노동자 단속은 유럽 전역에 새로운 갈등 초래할 수도

최근 모스크바 콘서트홀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 이후, 러시아 정부는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미 심각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러시아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러시아는 모스크바 콘서트홀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 이후 이민자들을 단속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로이터가 보도했다.
떠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
떠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

모스크바 콘서트홀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으로 14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후, 러시아는 자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에 대한 제한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러시아 당국은 공격자들 중 일부가 이민 서류가 만료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 독립 언론 메두자의 보도에 따르면, 공격자 중 일부의 이민 서류가 만료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 법원에서 공격 이후 466명의 이주민에게 러시아를 떠나라고 명령하는 등 러시아에서 이주 노동자 추방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현재 이민자들이 러시아에서 일하려면 생체 인식 데이터가 포함된 디지털 프로필을 등록하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입국 규칙을 통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러시아의 전시 경제는 놀라울 정도로 강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자국 경제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조치는 이미 러시아 경제에 가용할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이민 단속으로 러시아 경제에 더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러시아 신문 이즈베스티아(Izvestia) 추산에 따르면, 2023년 말에 러시아의 노동 인구는 거의 500만 명이 부족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22년 거의 백만 명의 자국민이 러시아를 떠나면서,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현재 이 나라의 이주 노동자는 약 350만에서 500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공식 통계는 170만 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러시아의 노동력 부족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전쟁 2년 차에 접어들면서 러시아의 성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각에서는 30만 명의 근로자를 더 잃어도 내년 GDP가 0.2% 감소할 수 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이는 러시아가 현재와 미래에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가를 다양한 방식으로 치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군사 지출이 단기적으로 러시아 경제를 떠받치고 있지만,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유럽 연구원들은 전쟁이 장기화되고 제재가 계속되면서, 2024년 모스크바 성장 속도가 훨씬 더 둔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이민 단속 조치는 테러 공격에 대한 반응으로서 이해될 수 있지만, 이미 심각한 노동력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악화와 경제 성장의 둔화를 초래하고, 장기적으로 러시아 경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한편, 러시아의 이주 노동자 단속과 추방은 유럽 전역에 새로운 갈등과 이주 노동자의 삶의 방식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가 모스크바 콘서트홀 테러 이후 이민 단속을 강화하면서, 2023년 말 기준으로 러시아에 있는 이주 노동자들의 약 70%를 차지하는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탄 출신으로 추산되는 중앙아시아 이주 노동자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이민 서류가 만료되거나 불법 체류자로 판명된 이주 노동자는 러시아에서 추방되고, 새로운 이민자의 입국도 규제되고 있어, 귀국하거나 다른 나라로 이민을 시도하거나, 불법 체류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민 단속 강화는 불법 이민 증가, 이주 노동자 착취, 사회적 긴장과 같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주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와 합법적인 이주 경로의 확보는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EU는 이주 노동자들에 일과 거주를 위한 단일 절차와 허가를 제공해 이주 노동자들에게 더 안전하고 질서 있는 이주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극우 정치권 발호로 이민 거부감이 확산되고,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갈등이 높아지고 있어 이주 노동자 인권 보호와 일자리 확보는 쉽지 않은 과제이다.

러시아의 이민 단속 강화는 러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전체의 문제로 비화될 소지를 보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