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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버크셔 해서웨이, '버핏' 시대 지고 '아벨' 시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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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버크셔 해서웨이, '버핏' 시대 지고 '아벨' 시대 떴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CEO가 4일(현지시각)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의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CEO가 4일(현지시각)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의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주식 전문가인 워런 버핏이 이끌어온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권이 사실상 교체됐다.

미국의 지방 섬유업체에 불과했던 버크셔 해서웨이를 지난 1965년부터 경영하기 시작해 오늘날 세계 굴지의 대기업으로 끌어올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4일(이하 현지시각)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버핏의 시대가 막을 내렸음을 사실상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번 주총은 버핏의 오른팔이자 영원한 사업 파트너였던 동지였던 찰리 멍거가 지난해 타계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주총이어서 전세계 관련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버핏 회장 “요즘 회사 업무 거의 안 해”


폭스뉴스에 따르면 올해로 93세인 버핏 CEO는 이날 주총에서 자신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났음을 시사했다.

그는 그레그 아벨 부회장과 아지트 제인 부회장을 배석시킨 가운데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과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 “아벨 부회장은 우리의 사업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내가 떠나고 나면 아벨 부회장이 투자에 관한 모든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출신의 전문 경영인으로 지난 1999년 버크셔 해서웨이에 합류한 아벨 부회장은 버핏 회장이 일찍이 지난 2021년부터 자신의 후계자로 낙점했던 인물이다. 올해 나이 61세다.

버핏은 이미 자신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는 사실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젠 30~40년 전만큼 효율적으로 일할 능력이 되지 않고 요즘 회사 경영과 관련해 요즘엔 별로 하는 일이 없다”면서 “아벨 부회장이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일선 부서장들로부터 매일 연락을 받는 일도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버핏은 “아벨 부회장과 제인 부회장 같은 훌륭한 경영인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데 주주들이 더 이상 나에게 기대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버핏, 아벨 부회장에 사실상 바통 넘겨


버핏이 그를 후계자로 낙점한 바는 있으나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일선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사령탑의 핵심 업무인 회사 자금을 운용하는 업무와 관련해서도 “자금 운용은 아벨 부회장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해 핵심적인 경영권도 아벨 부회장에게 이미 넘겼음을 시사했다.

아벨 역시 버핏의 발언이 끝난 뒤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워런 회장이 수립한 자금 운용에 관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원칙이 변함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화답했다.

버핏 CEO는 자신의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흐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고 지나간 일에 대해 자책하는 것보다 자신이 보기에 중요한 일, 자신이 잘 하는 일, 자신이 즐기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다른 사람들을 위해 돈을 관리하는 일은 너무나 즐거운 일이었고 특히 나를 믿고 돈을 맡겨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버핏은 “오늘 주총에 참석해준 주주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여러분은 물론이고 나도 내년 연례 주총에 참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농담조로 덧붙였다. 연로한 나이 때문에 내년에는 참석이 어려울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