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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생산 점유율, 2032년 19% 역대 최고치 전망…대만도 제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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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생산 점유율, 2032년 19% 역대 최고치 전망…대만도 제쳐

한국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이 오는 2032년까지 전 세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의 모습.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이 오는 2032년까지 전 세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생산 점유율이 오는 2032년까지 전 세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각)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이 발간한 ‘반도체 공급망의 새로운 탄력성’ 보고서에 따르면 2032년 한국의 반도체 생산량은 전 세계 시장의 19%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중국(2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특히 TSMC를 중심으로 세계 반도체 수탁생산의 중심지인 대만(18%)을 앞설 전망이다.

한국의 반도체 생산 비율이 상승하는 것은 국내는 물론, 미국 등 해외에도 대규모 신규 반도체 공장을 잇달아 건설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2022년부터 2032년 사이 10년 동안 한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이 129%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반도체 및 과학 법의 막대한 보조금을 앞세워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신규 공장을 대거 자국에 유치 중인 미국(20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같은 기간 유럽은 124%, 대만은 97%의 성장률로 뒤를 이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자국 반도체 산업 부흥에 나선 일본은 대만보다 낮은 86%의 성장률이 예상됐다. 중국 역시 정부 주도의 반도체 굴기와 레거시 반도체(일반 반도체) 부문에서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생산능력 성장률은 일본과 같은 86%로 추정됐다.

한국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부문은 여전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서 2032년까지 D램 생산은 52~57%에 달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예측됐다.

낸드플래시 부분에서도 2022년 30%에서 2032년 42%까지 늘어나며 2위인 일본(32%)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전망이다.
2022년과 2032년(추정치)의 부문별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 그래프.  사진=SIA/BCG 보고서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과 2032년(추정치)의 부문별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 그래프. 사진=SIA/BCG 보고서 갈무리


다만, 보고서는 10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반도체 생산 점유율에서 한국의 생산 비중이 같은 기간 31%에서 9%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을 통해 자국에 유치한 신규 공장들이 대부분 10나노급 이하 첨단 공정에 기반을 두고 있어 미국의 생산 비중이 2022년 0%에서 2032년 28%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반도체법을 통해 390억 달러(약 53조 원) 규모의 생산 보조금과 132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지원금을 내세워 인텔, 마이크론 등 자국 반도체 기업은 물론, 삼성전자와 TSMC의 대규모 신규 반도체 공장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지원법이 없었다면 미국의 점유율은 2032년 8% 수준까지 떨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각국의) 산업 정책이 공급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추가적인 병목 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했다”라며 “인센티브 프로그램과 대규모 산업 정책이 비시장 기반 투자로 이어져 과잉 집중 또는 공급 과잉을 초래할 경우, 반도체 공급망의 특정 부문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라며 정부 주도의 과잉 투자에 대한 부작용을 경고했다.

이어 “정부 인센티브는 시장 기반의 목표 투자, 분산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