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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회복 성공한 K반도체, 글로벌 패권 탈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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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회복 성공한 K반도체, 글로벌 패권 탈환 시동

삼성전자, 한 세대 앞선 HBM3E 12단 고용량 제품 앞세워 시장 공략
SK하이닉스, 맞춤형 HBM 개발 목표로 TSMC와 손잡고 HBM4 개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업계 리더 자리를 노리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왼쪽)와 SK하이닉스의 M15X 조감도. 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업계 리더 자리를 노리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왼쪽)와 SK하이닉스의 M15X 조감도. 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30일 2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신제품 양산 돌입을 선언하면서 4세대 제품 강자인 SK하이닉스와 함께 'K-반도체' 의 글로벌 패권 탈환에 본격 나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D램과 낸드 부문 모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업황 회복에 성공했다. 양사는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HBM의 역습으로 인텔,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5세대) 12단 제품 샘플을 현재 공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2분기 중 양산에 나설 것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은 36기가바이트(GB)를 지원하는 고용량 제품이다. 현재 상용화돼 있는 4세대 제품인 8단 HBM3 대비 성능과 용량이 50% 이상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HBM3E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수요 선점에 주력할 계획으로 HBM3E 비중이 올해 연말 기준 전체 HBM 판매 수량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용량 제품인 HBM3E 12단 제품을 선제 공급함으로써 역전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삼성과는 다른 전략을 꺼내 들었다. SK하이닉스는 맞춤형 HBM 보급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이와관련,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컨퍼런스콜에서 "차세대 맞춤형 HBM 시장에서 차별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주요 고객은 물론 공급망 전반의 다양한 협력사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대만의 TSMC와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이같은 맞춤형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TSMC의 초미세 공정을 활용해 HBM4(6세대) 제품 개발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2026년부터 양산 예정인 HBM4의 베이스다이 제작을 위해 TSMC의 로직 첨단 공정을 활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 등 고객들의 폭넓은 요구에 부합하는 경쟁력 있는 맞춤형 HBM을 공급하겠다"고 자신했다.

양사의 전략은 기술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시설투자에 전년 동기 대비 6000억원 증가한 11조3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 중 9조7000억원을 DS부문에 집중했다고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했다"면서 "특히 HBM, DDR5 등 첨단 제품 수요 대응을 위해 설비 및 후공정 투자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최근 건설이 지연되고 있는 용인 클러스터를 대신해 청주에 위치한 M15X를 새로운 D램 생산기지로 결정하고 팹(Fab) 건설에 5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의 AI 메모리용 어드밴스트 패키징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현지 연구기관과 연구개발에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결과를 살펴보면 반도체 업계가 확실히 업황 회복에 성공했다"면서 "HBM 분야가 중요한 만큼 기술개발을 위한 노력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