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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테슬라, ‘SDV’ 기술 주도권도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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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테슬라, ‘SDV’ 기술 주도권도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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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본격적인 전기차(EV) 시대의 막을 연 테슬라가 최근 안팎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테슬라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Software Defined Vehicle) 기술에서도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SDV란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소프트웨어(SW)의 신규 설치 및 업데이트를 통해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기능을 개선 또는 향상할 수 있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개인용컴퓨터(PC)에 용도에 따라 필요한 SW 및 앱을 설치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특히 100% 전기로 제어 및 구동하는 전기차는 SW 제어만으로도 차량의 주요 기능이나 성능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SDV 구현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다.

테슬라는 SDV 분야에서도 가장 앞선 기업으로 꼽힌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SDV 구현에 필요한 각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물론, 전용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같은 관련 인프라까지 직접 개발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SDV 분야에서 테슬라의 우위가 철옹성처럼 견고한 것은 아니다. 우선 세계적인 소비 위축과 각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는 테슬라를 비롯한 고가 전기차 판매량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막대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산 전기차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과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이미 2023년 3분기에 중국의 비야디(BYD)에 연간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났으며, 그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아무리 테슬라가 SDV 부문을 선도하고 있어도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면 영향력 또한 감소할 수밖에 없다.

SDV 분야 경쟁자들도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현기차 그룹과 폭스바겐, GM, 토요타 등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기존 자동차 강자들은 물론, 반도체 및 SW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SDV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1월 차량용 인터페이스 글로벌 선도 기업 Qt 그룹과 클라우드 강자 아마존웹서비스(AWS)는 SDV 개발 환경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달 13일에는 반도체 강자 퀄컴과 오픈소스 SW 전문기업 레드햇이 SDV의 가상 테스트와 배포를 위한 플랫폼 제공을 위한 협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자율주행차 관련 기업은 물론, 탑승자의 안전운전을 보조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관련 기업들도 SDV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대 위협은 테슬라를 글로벌 1위 자리에서 끌어내린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다. 이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내수시장과 그에 따른 치열한 경쟁을 바탕으로 SDV 관련 기술력도 빠르게 쌓아 올리면서 테슬라를 비롯한 선도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기존 자동차 제조 강자들과 관련 기업들이 SDV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도 시시각각 커지는 중국 기업들의 위협에 맞서 더 늦기 전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