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팔리지 않는 중국 집 6000만 채, 대도시도 '찬 바람'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초점] 팔리지 않는 중국 집 6000만 채, 대도시도 '찬 바람'

중국에는 미분양 아파트 6000만 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에는 미분양 아파트 6000만 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책 결정권자들은 넘쳐나는 집 재고를 줄이는 것이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는 열쇠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에는 6000만 채의 미분양 아파트가 있으며, 정부 지원 없이는 팔리는 데 4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이 1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사람들의 구매 욕구는 더욱 줄어든다. 특히 수도 베이징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중국인민은행은 최근 지방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살 수 있도록 3000억 위안(약 57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또한, 각 도시에 최소 계약금과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을 낮춰 구매자를 유인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부동산 시장 위기를 끝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부동산 애널리스트 제이 라우는 "중국의 주택 재고는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최근의 부동산 정책은 일시적인 효과만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기 도시도 '미분양 늪'에 빠져


중국의 부동산 정보 회사에 따르면, 비교적 시장 회복세를 보이는 4개 주요 도시에서도 4월 기준 신규 주택 공급이 모두 팔리려면 약 27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소 7년 만에 가장 긴 기간이다. 반면, 미국 주택부에 따르면 미국의 신규 주택 공급량은 약 9개월분에 불과하다.

상하이·선전·광저우 등 3대 도시는 주택 구매자를 위한 대규모 완화 조치를 시행해 계약금 요건을 낮추고 더 저렴한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베이징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 CRIC에 따르면 베이징은 미분양 주택의 월별 과잉이 가장 긴 도시다.

하지만 규제 완화가 당장 주택 판매를 촉진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E-house 중국 연구개발 연구소의 얀 유에진 이사는 대도시 지역의 주택 소유자들도 부동산이 안전한 자산이라는 오랜 믿음에 대한 확신을 잃고 있다고 말한다.

면적 기준으로 보면 문제 더 심각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개발업체가 완공했지만 팔리지 않은 주택은 4월 기준 전국적으로 3억9100만㎡로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의 완공돼 분양 승인을 받은 부동산을 포함하면 재고량은 약 18억㎡에 이를 것으로 JP모건체이스는 추정한다. S&P에 따르면 대부분의 초과 물량이 하위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5월 17일에 발표된 중국의 지원 패키지는 정부 지원 기업이 개발업체로부터 주택 재고를 매입할 수 있도록 5000억 위안(약 95조원)의 신용을 제공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 정도로는 공급 과잉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칼 챈 JP모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정부 지원 인수를 통해 재고를 최적 수준으로 줄이려면 5조 위안(약 950조원)이 필요하다. 레이먼드 청 CGS 인터내셔널 대표는 1조 위안에서 2조 위안(약 190조~380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추정한다.

개발업체 구제도 '산 넘어 산'


중국의 모든 개발업체가 부동산 매입 계획을 활용해 재고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 크리스티 헝은 많은 개발업체가 대출을 받기 위해 보유 부동산의 대부분을 매각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자산을 팔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이 구조 기금은 지난해 기준 매각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미확약 부동산이 단기 부채를 초과한 차이나 반케와 롱포 그룹 홀딩스에 유동성을 투입하는 데 더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BI는 추정한다. 이제 이들은 판매가 부진한 재고를 현지 정부 지원 기업에 할인된 가격으로 팔아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