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5일(이하 현지시각)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하며 마감하면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낙관론을 일으켰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3% 이상 급등했고 S&P 500 지수는 1.6% 이상 상승했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약 1.4%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미국 증시가 상승한 데는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가 당초 예상을 넘어 전달 대비 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이 무엇보다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지난 분기(2025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발표된 것이 시선을 집중시켰다고 FT는 전했다.
월마트의 영업이익도 8.5%나 늘었고 전자상거래 부문 판매 실적은 무려 2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다른 업체들 죄다 가격 올릴 때 월마트만 가격 경쟁력 유지
CNN은 비록 지난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3년 만에 2%대로 내려오며 진정되는 추세를 보였으나 아직 고물가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리지는 않은 상황에서 월마트가 나홀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식료품을 비롯해 미국 소비자들이 고물가 속에서도 꼭 살 수 밖에 없는 필수 소비재를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한 결과라는 지적”이라고 전했다.
식료품 매출은 월마트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월마트가 일반 마트에 비해 25% 정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특히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아이스커피 가격을 6달러(약 8000원)로 올리고 세계 최대 패스푸드 프랜차이즈 맥도날드가 빅맥 가격을 15달러(약 2만원)로 인상하는 등 소비자를 상대하는 주요 기업들이 고물가를 내세워 일제히 가격을 대폭 끌어올리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불만과 조롱거리의 대상이 된 것과 다르게 월마트는 그나마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높은 소비를 할 수 있는 안식처 역할을 했다는 것.
◇ 저소득층은 물론 고소득층까지 월마트 문전성시
월마트 고객의 대다수를 차지해온 저소득층뿐 아니라 고소득자들의 월마트 이용률이 높아진 것도 월마트의 나홀로 고공행진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마트는 “전통적인 고객층 뿐만 아니라 연소득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 이상의 고소득 고객들의 비중도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 결과 우리의 시장점유율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DA 데이비슨의 마이클 베이커 애널리스트는 “현재 소비자들이 그나마 애용하는 곳은 월마트와 아마존, 코스트코 정도”라면서 “특히 월마트의 경우 고물가 때문에 가성비, 품질, 편의성 등을 고루 갖춘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에 대한 소구력이 매우 높아졌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