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모터스의 고급형 전기차인 ‘2025년형 루시드 에어 GT’가 세계 최고 기록인 523마일(약 842km)의 주행거리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져 전세계 전기차 업계와 소비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제조업체가 공식적으로 밝힌 스펙상 주행거리가 아니라 실제 도로 환경에서 나온 기록이다.
이 제품이 전기차 주행거리 ‘500마일(약 805km)’ 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첫 주자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루시드 에어 GT 실제 주행거리, EPA 인증 결과보다 길어
2025년형 루시드 에어 GT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주행거리 인증기관인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테스트에서 업계 최고인 512마일(약 824km)의 주행거리를 이미 인증받은 바 있다.
그러나 잘롭닉은 “EPA가 인증해주는 주행거리는 실험실 환경에서 낮은 속도로 주행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인데 비해 이번 테스트 결과는 실제 고속도로 환경에서 고속으로 주행시켜 확보한 기록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지적했다.
실험실 환경에서 나온 주행거리보다 더 긴 주행거리가 실제 도로환경에서 확인된 것도 이번 테스트 결과에서 주목할 대목이란 지적이다.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도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저속 주행으로 진행되는 실험실 환경의 주행 테스트에서는 전기차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스트레스 강도가 큰 실제 도로환경에서 나오는 주행거리보다 긴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이번 테스트를 통해 확인된 2025년형 루시드 에어 GT의 실제 주행거리는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고 전했다.
인사이드EV는 피터 롤린슨 루시드 CEO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루시드의 전기차 기술은 이미 테슬라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주장한 것도 이같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차원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번 테스트를 진행한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완전 충전된 상태에서 주행을 시작한 2025년형 루시드 에어 GT는 주행거리가 510.4마일(약 821km)에 이르렀을 때 완전 방전됐으나 멈추지 않고 523.7마일(약 843km)에 달해 완전히 정지될 때까지 추가로 주행했다.
루시드 에어 GT의 주행거리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2022년 자체적으로 진행한 주행 테스트에서 1000km를 1회 충전으로 주행한 콘셉트 전기차 ‘비전 에퀵스’를 제외하면 세계 최장이다.
◇ 점점 좁아지는 내연차과 주행거리 격차
전기차의 ‘불안한’ 주행거리는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입을 꺼리는 대표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아직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동등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기차의 평균 주행거리는 이미 250~300마일(약 402~483km) 수준인데 비해 내연차는 평균적으로 300~400마일(약 483~644km)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주행거리가 300마일이 넘는 전기차 모델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는데다 신형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내연차와 격차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참고로 현재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발표한 스펙을 기준으로 최대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전기차로는 △메르세데스-벤츠 EQS(약 774km) △쉐보레 실버라도 EV(약 724km) △폭스바겐 ID.7(약 701km) △리비안 R1T(약 660km) △테슬라 모델S(약 652km) △현대 아이오닉6(약 581km) 등이 있다.
그러나 이는 스펙상 최대 주행거리로 실제 도로 상황을 비롯해 휠 크기, 날씨 등의 변수까지 감안하면 최대 거리는 줄어들 수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