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차세대 AI 칩 블랙웰 수요 언급에 상승하고 있다. 이날 상승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신제품인 블랙웰 칩 수요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블랙웰은 H100과 H200 등 엔비디아의 호퍼 칩에 이은 차세대 AI 칩으로 4분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전날 방영된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블랙웰을 완전히 생산 중이며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다(insane)"며 "모두가 최대한 (물량을) 원하며 가장 먼저 받고 싶어 한다"고도 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동반 하락세로 출발해 계속 떨어지고 했다. 중동발 긴장감이 지속된 가운데 신규 경제 지표들이 엇갈린 신호를 보내 투자심리가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린 양상이다. 미국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와 9월 챌린저 감원 보고서는 고용 시장에 대한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예상치를 웃돌며 증가했으나 감원 계획은 전월 대비 감소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8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5천 명으로 집계됐다. 직전주보다 6천 명 늘며 월가 예상치 22만1천 명을 상회했다.
뉴욕증시 시장 참가자들은 하루 뒤인 4일 밤 노동부가 내놓을 주요 고용지표,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상황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지상전 공세를 강화함에 따라 전세 변화 및 국제유가 변동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청바지로 유명한 대형 의류기업 리바이스(Levi Strauss) 주가가 개장 직후 전일 대비 11% 이상 급락, 눈길을 끌었다. 리바이스는 지난 3분기 글로벌 성장률이 2년래 최고치인 5%를 기록하는 등 견고한 실적을 내놓았으나 카키팬츠 브랜드 다커스(Dockers) 매각 가능성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는 벤처기업 EV고(EVgo)는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10억5000만 달러 규모의 조건부 대출 지원 약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주가가 50% 가까이 폭등했다.
뉴욕증시 대형 기술주 그룹 이른바 M7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엔비디아·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상승세,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은 하락세다. 뉴욕증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53포인트(8.10%) 높은 20.43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증시도 하락세다. 독일 DAX지수는 0.94%, 영국 FTSE지수는 0.18%, 범유럽지수 STOXX600은 1.00% 각각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지속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 방침을 밝힌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과 관련,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 중(in discussion)이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블라디미르 푸틴과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푸틴이 (회의에) 나타날지 의문"이라고 답했다.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가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오일쇼크'(석유파동)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베일리 총재는 "지정학적 우려는 아주 심각하다"며 "(가자 전쟁 후 유가 급등은 없었으나) 우린 1970년대 그 경험을 했다. 아주 면밀하게 최근 뉴스의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