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의 최고 외환 외교관인 아츠시 미무라 재무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투기적 거래를 포함한 외환 시장의 움직임을 긴박감을 가지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엔화 약세 흐름이 가속화되는 데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 초반 달러당 149.10엔까지 떨어지며 지난 8월 1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9월 고용 보고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흐름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이시바 총리가 장기간 지속된 일본은행의 초저금리 정책을 수정할 의지를 보였던 것과 달리, 현실적인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엔화 매도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일본의 금리 동결 기조가 맞물리면서 엔화 약세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가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미무라 재무관의 이번 발언은 엔화 약세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투기적 엔화 매도세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향후 엔화 가치는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방향, 그리고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여부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