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주 1만 건에 불과하던 차량 호출 서비스가 현재 월 14만 건을 돌파하며 무인 자율주행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웨이모가 테슬라 완전자율주행이나 중국 자율주행 기술과 차별화되는 핵심 경쟁력은 세 가지다. 라이다(LiDAR) 센서와 고정밀 3D 매핑 기술을 결합한 정교한 환경 인식 능력이다. 테슬라가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는 것과 달리, 웨이모는 다중 센서 융합 기술로 더 안정적인 주행을 실현했다.
이용자들의 호평도 주목할 만하다. 웨이모의 서비스는 우버나 리프트보다 높은 고객 유지율을 보이며, 특히 개인 정보 보호와 일관된 주행 품질이 강점으로 꼽힌다. 예를 들면, 야간 근무자들에게는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사업 전략 면에서도 웨이모는 차별화된 접근을 보인다. 우버와의 전략적 제휴로 차량 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현대차 아이오닉5와 지리자동차 협력을 통해 차량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특히 차량 제조사들과의 협력은 하드웨어 비용 절감과 글로벌 확장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이다.
웨이모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로스앤젤레스에서 700여 대 차량을 운영 중이며, 오스틴과 애틀랜타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과제도 있다. 승객이 없는 공차 운행이 전체 주행의 40%에 달해 수익성 확보가 시급하다. 웨이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 고도화, 다목적 활용(승객 운송과 물류 배송 결합), 차량 운영 비용 절감 등 다각적 전략을 추진 중이다.
웨이모의 자율주행 서비스 성공은 기업 가치 평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웨이모의 기업 가치를 최대 1750억 달러(약 230조원)로 평가했다. 이는 작년 평가액인 1000억 달러에서 75% 상승한 수치다.
시장의 높은 평가는 웨이모의 세 가지 핵심 성과에 기인한다. 월간 14만 건의 유료 서비스로 수익화 가능성을 입증했고, 우버와의 전략적 제휴로 운영 비용 절감 기반을 마련했으며, 현대차·지리자동차와의 협력으로 글로벌 확장을 위한 차량 수급 체계를 구축한 점이다.
알파벳의 50억 달러 추가 투자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 성장 잠재력을 반영한다. 투자은행들은 웨이모가 2026년까지 연간 매출 1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따른 대규모 투자로 수익성 확보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교통 혼잡이나 돌발 상황 대응 능력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한국 자동차 업계에 주는 시사점도 크다. 웨이모의 성공은 자율주행 기술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준다. 현대차그룹이 아이오닉5를 웨이모에 공급하게 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자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레벨3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으나 웨이모의 레벨4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센서 융합 기술, AI 알고리즘, 고정밀 지도 구축 능력 등을 보강해야 한다. 특히 실도로 주행 데이터 확보가 시급한데, 이를 위해서는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또한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 보험, 윤리 기준 등 법과 제도적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
결론적으로 웨이모의 성과는 자율주행이 일상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도시 교통과 이동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익성 확보와 안전성 강화라는 과제 해결이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