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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타결-①조선] 닻 올린 MASGA…다음 단계는 韓美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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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타결-①조선] 닻 올린 MASGA…다음 단계는 韓美 정상회담

조선협력-한미동맹 같이 논의할 듯
對中 견제 일환…미 공급망부터 잡아야
큰 틀은 잡았지만 계획 구체화 '과제'
이재명(왼쪽)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왼쪽)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로이터
한미 조선업 협력이 관세협상 타결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달고 닻을 올렸다. 대(對)중국 해양 패권 견제를 위해 한국 조선업을 끌어들인 만큼 한미동맹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빠르면 2주 안에 열기로 한 만큼 한국 조선업의 전략적 역할과 입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외교가와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SNS) ‘소셜 트루스’를 통해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알리며 이 대통령과 2주 내로 백악관에서 회담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정상회담 주요 의제로는 관세협상 타결 내용과 한미동맹 현대화 방안이 거론된다.

마스가 프로젝트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추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 한미 조선업 협력을 콕 집어 언급한 이후 나온 첫 계획이다. 미국 현지 조선소 신규 건설부터 조선업 인력 육성, 공급망 구축, 유지·보수·정비(MRO)까지 아우른다. 투자 규모 1500억달러에는 한국 조선사들의 직접 지분 투자 뿐만 아니라 공적 금융 보증까지 포함됐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 제조업 재건을 넘어 한미동맹 강화의 한 축을 차지한다. 미국은 선박 건조 능력이 연간 5척 수준으로 떨어져 있을 정도로 조선업 공급망 기반이 무너져 있다. 해군 전력에 필요한 함정 건조와 MRO조차도 차질을 빚을 정도다. 반면 중국은 상선과 군함 가리지 않고 조선업 기반을 탄탄하게 갖췄다. 상선은 전세계 선박 신규 건조 수주의 70%가량을 차지한 지 오래다, 군함의 경우 지난 2015년 보유 척수에서 미국을 처음 앞선 뒤 2030년에는 131척 많은 425척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미 의회조사국(CRS)가 전망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조선산업은 기자재 공급망이 다 무너진 상황”이라며 “현지에 투자할 한국 조선사들은 초기 비용과 오랜 시간을 감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짚었다.

이처럼 한미 조선업 협력의 범위가 넓고 의미가 남다르지만 시기와 범위 같은 구체적인 계획을 짜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 조선사들 중 가장 먼저 대미 투자에 나선 한화그룹의 필리조선소 인수와 오스탈사 지분 인수 사례처럼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고 설비를 현대화하는 작업이 많은 시간과 자본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역할 조정과 방위비 분담금 등을 포함한 한미동맹의 내용을 재조정하면서 조선업 협력이 같이 거론될 수 있는 점도 마스가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변수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마스가 프로젝트는 큰 틀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협의했겠지만, 조만간 열릴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이 세부사항 등을 추가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1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큰 그림은 나왔으니 투자 시기와 규모, 세부 투자 계획을 좀 더 빨리 세워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