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전략자산비축 법안 발의…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

25일 CNBC 등에 따르면,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에 대한 옹호론을 밝혔다. 그는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밝힌 미국 정부의 준비자산으로서 비트코인 매집 아이디어를 극찬하며 "비트코인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비트코인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신시아 루미스 미국 상원의원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 후 '비트코인 준비 법안'의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준비 법안은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연준이 비트코인 총 공급량의 5%인 비트코인 100만개를 매입, 20년간 보유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자주 약속한 가운데 실제 트럼프 2기 내각 인선에서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인물들을 전면에 대거 포진시켰다.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고 밝힌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본격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지난 2021년 2월 당시 15억 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그해 4월 보유분의 10%를 처분했지만, 여전히 막대한 양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매입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5만7000달러대 안팎이었다. 2021년부터는 '도지코인 아버지'를 자처하며 가상화폐 도지코인을 띄웠다. 자기가 맡을 정부효율부의 약자도 도지코인의 이름을 딴 'DOGE'라고 명명했다. 정부효율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방 정부의 예산 절감과 규제 완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어서 가상화폐에 대해 규제 위주였던 현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상무장관 내정자인 러트닉은 가상화폐 전도사를 자처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억만장자 금융 자산가로,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CEO인 러트닉은 가상화폐에 부정적인 트럼프의 마음을 돌려 놓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막대한 돈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 가상화폐 업계의 모금행사를 주최하기도 했다.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도 빼놓을 수 없는 가상화폐 옹호론자다. 그는 "가상화폐는 자유에 관한 것이며 암호화폐 경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상원이 베센트를 인준하면 미국 종이 화폐 전면에 서명하는 인물(재무장관)이 가상화폐와 같은 디지털 자산 지지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센트는 그간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고문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올해 대선 기간 유세에 자주 동행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을 위한 모금 행사를 잇따라 주최하며 거액의 선거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재무부는 미국 행정부 내의 최고위 경제 정책 부처다. 세금, 국가부채, 금융 규제, 제재 통제,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권한을 행사한다. 그는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캠페인 기간 내놓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보편적 관세 공약을 실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업무와 직접 맞닿아 있는 증권거래위원장(SEC)도 친가상화폐 인물이 지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가상화폐 업계와 각을 세워온 개리 겐슬러 현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일인 내년 1월20일 물러나겠다고 이미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도 대선 기간 자기가 당선되면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후임 SEC 위원장으로는 댄 갤러거 로빈후드 최고법률책임자와 크리스 지안카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헤스트 피어스 현 SEC 위원 등이 거론된다.
로빈후드는 가상화폐와 주식 거래 등을 하는 플랫폼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SEC 위원으로 활동한 갤러거는 가상화폐를 증권이 아닌 별개 자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안카를로 전 위원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CFTC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2018년 "나는 가상화폐 시장을 위한 미래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가상화폐 시장 육성 의지를 밝혔다.
헤스트 피어스 위원은 현 바이든 정부의 겐슬러 위원장과 가상화폐 정책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가상화폐 정책만을 전담하는 새로운 직책을 백악관에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친가상화폐 인물이 중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자리는 백악관과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등 가상화폐를 관할하는 다양한 기관을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7월 가상화폐 연례 최대 행사인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량(strategic national bitcoin stockpile)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가상화폐를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채굴해 미국에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미국이 가상화폐를 외면할 경우 중국이 대신 전면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비트코인은 달나라로 가고 있으며 난 미국이 그 길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23일(현지시간) 사상 첫 10만 달러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9만9800달러대까지 상승하며 10만 달러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10만 달러의 매물벽을 넘지 못하고 일단 후퇴한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가상화폐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 대선일이었던 지난 5일 오전을 기점으로 40% 이상 급등했다. 비트코인이 잠시 쉬어가는 양상을 보이면서 알트코인(비트코인 이후의 후발 가상화폐)이 다시 상승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리플과 도지코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