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이 혁신기술 투자를 통해 '하이테크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홍콩투자공사(HKIC)는 2022년 설립 이후 80개의 스타트업과 프로젝트에 투자하며 혁신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미·중 갈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홍콩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9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620억 홍콩달러(약 8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HKIC는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인다. 클라라 챈 카차이 CEO는 최근 의회에서 투자 기업의 약 3분의 1이 홍콩에, 42%가 중국 본토에, 나머지는 해외에 위치한다고 밝혔다.
HKIC의 투자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홍콩 외 지역 기업들은 핵심 연구 또는 운영 기능을 홍콩으로 이전해야 하며, 상장 시에는 홍콩 증시를 선택해야 한다. 또한, 현지 대학이나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
이러한 투자 확대는 홍콩이 중국과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슈퍼 커넥터'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시점에서 이뤄졌다. 특히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반도체 제재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HKIC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비해 투자 지역 다변화도 추진 중이다. 최근 폴 챈 모포 홍콩 재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스타트업 투자 협력 의지를 표명했으며, 중동, 동남아시아, 유럽 기업들과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가 홍콩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혁신기술 분야 육성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분석한다.
HKIC 관계자는 "혁신에는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지만, 그 잠재적 가치는 천문학적"이라며 "홍콩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