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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와 멜로니의 ‘권력형 우정’, 이탈리아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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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와 멜로니의 ‘권력형 우정’, 이탈리아서 논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에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해 9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시민상’ 수상식에서 상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애틀랜틱카운슬이미지 확대보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에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해 9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시민상’ 수상식에서 상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애틀랜틱카운슬
2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실세로 급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긴밀한 관계가 이탈리아 정치권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두 사람의 관계는 경제적 이익과 정치적 영향력을 둘러싼 다양한 의혹으로 이어지며 이탈리아뿐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11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머스크와 멜로니는 정치적·문화적 관심사를 매개로 우정을 쌓아왔으며 이로 인해 이탈리아 정부가 머스크가 겸영하는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와 15억 유로(약 2조 원)에 달하는 통신 계약을 논의 중이다.

이 계약에는 이탈리아의 국방·외교 관련 부처 및 기관들의 암호화 데이터 통신망 서비스를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엘리 슐라인 이탈리아 민주당 대표는 이같은 논의가 멜로니 총리와 머스크의 개인적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슐라인 대표는 "미국 억만장자와의 우정을 위해 이탈리아가 15억 유로를 지불해야 한다면 지나친 대가"라면서 “이탈리아는 절대 팔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와 멜로니는 지난 2023년 7월 이탈리아 언론인 니콜라 포로와 머스크의 이탈리아 측 인사 안드레아 스트로파가 주선한 만남을 통해 처음으로 교류를 시작했다. 이후 두 사람은 문화적·정치적 관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WP에 따르면 현재 이탈리아 정부 내에서는 스페이스X와 계약이 이탈리아의 독점적인 통신 기업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는 “이 계약이 단순히 군사 및 외교 기관용으로 제한될지 아니면 머스크가 소비자 인터넷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발판이 될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멜로니 총리는 지난 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페이스X와 진행 중인 논의는 국가적 이익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을 뿐 개인적 관계나 정치적 이념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멜로니는 유럽의 통신 위성 개발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럽이 이 문제에서 뒤처졌고 스페이스X는 이탈리아에 필요한 것을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