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여 채 전소된 알타데나·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자체 방어조직 구성

LA 대형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대피령을 무시하고 무장한 채 재산을 지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LA 지역 화재로 24명이 사망하고 1만2000채 이상의 건물이 소실됐다. 캘리포니아 전문 소방관 노조의 브라이언 라이스 회장은 WSJ에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이후 최악의 참사"라고 말했다.
법 집행 당국은 안전을 이유로 주민 출입을 막고 있다. LA 카운티 보안관 로버트 루나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쓰러진 전선과 불에 약해진 나무들이 위험하다"며 "주민들의 안전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주 방위군과 LA 카운티 보안관,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가 현장을 봉쇄했다. 그러나 WSJ 보도에 따르면, 알타데나와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약 80명의 주민들이 재산을 확인하고 보호하기 위해 계단과 골목길 등 우회로를 통해 피해 현장으로 출입을 시도하고 있다.
알타데나의 변호사 아론 루벨리(53)는 WSJ에 "마치 서부 개척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며 "화재 잔해 속에서도 남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경계를 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9mm 권총을 소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자산관리회사 사장 로스 거버(53)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계단과 골목길을 이용해 경찰의 감시를 피해 집을 점검했다"며 "주민들의 단체채팅방이 정부보다 효율적인 소통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알타데나의 오디오장비 사업가 이브아나 맨리는 WSJ에 "집에 22kW 발전기와 60갤런의 식수를 비축했다"며 "이웃에게 배운 대비책 덕분에 화재에서 집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법 집행 당국은 14일부터 피해 지역 내 물자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WSJ는 8일째 전기와 식수가 끊긴 채 남아있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일부 경찰관들이 비공식적으로 샌드위치 등 식사를 제공하는 등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