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 개발...엔비디아 등 하드웨어 기업 주가 급락

중국 인공지능(AI) 연구소 딥시크의 혁신적 기술 개발로 AI 산업 주도권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겨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각) 배런스가 보도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딥시크는 최근 미국의 오픈AI와 구글이 개발한 수준의 AI 모델을 훨씬 적은 비용으로 구현했다. 이는 지금까지 고성능 AI 구현을 위해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는 기존 통념을 뒤집는 성과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25일까지 일주일 동안 13% 하락했다. 델 테크놀로지스, 슈퍼마이크로컴퓨터, 타이완 세미컨덕터, SK하이닉스 등 AI 하드웨어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는 2.9% 상승했고, 허브스팟과 유아이패스는 각각 6%, 4.8% 올랐다. S&P 500 지수는 0.5% 하락했다.
박스의 애런 레비 최고경영자는 소셜미디어 X에서 "AI 비용이 빠르게 떨어지는 환경에서 앱 계층에 더 많은 가치가 쌓일 것"이라며 "AI, 고객 워크플로우, 고유 데이터를 결합한 제품이 상당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나코드 제뉴이티의 킹슬리 크레인 애널리스트는 31일 고객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AI는 기교보다 규모가 중요했으나,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이 아닌 새로운 전략이 등장한 것은 소프트웨어 기업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미즈호의 그레그 모스코비츠 애널리스트는 같은 날 투자자 보고서에서 "딥시크의 효율적 모델은 AI 시스템 운영 비용을 크게 낮출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애널리스트는 29일 보고서에서 "AI 대중화를 위해서는 운영 비용 감소가 필수적"이라며 "이는 소프트웨어 기업의 원가를 낮추고 AI 도입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번스타인의 마크 뫼어들러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모델 구축과 운영 비용 감소로 오히려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연간 360달러인 기업용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서비스의 가격을 낮출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RBC 캐피탈 마켓의 리시 잘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허브스팟은 초기 단계부터 AI로 많은 혁신을 이뤄왔다"고 평가했다.
이번 변화는 1990년대 컴퓨터 산업 변화와 비슷하다. 당시 개인용 컴퓨터와 서버 제조사 중심이던 시장이 소프트웨어 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번에는 더 빠른 속도로 변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