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점심에 영양섭취 집중해야...식후 가벼운 운동도 혈당 관리에 도움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1일(현지 시각) 저녁 식사를 하루 중 가장 큰 식사로 삼는 미국식 식사 패턴의 건강상 위험을 조명했다.
스페인 무르시아 대학의 마르타 가룰레 생리학 교수는 "많은 미국인이 너무 바빠서 저녁까지 든든한 식사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점심을 주요 식사로 삼고 저녁은 야채 수프나 생선, 치즈를 곁들인 빵과 샐러드 등 가벼운 식사를 하는 스페인 등 유럽의 식습관과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컬럼비아 대학교 메일맨 공중보건대학의 누르 마카렘 전염병학 조교수는 "수십 년간 영양 연구가 식사 시간보다 식단 내용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현재까지 축적된 연구에서 저녁에 더 많은 비율의 칼로리를 섭취하는 사람들이 비만,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만성 염증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의 프랭크 쉬어 의학 시간생물학 프로그램 책임자는 "아침에는 몸이 큰 식사를 소화하고 영양분을 흡수해 하루 활동의 연료로 전환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하루가 지날수록 간과 췌장 등 영양소 대사를 돕는 기관의 반응이 느려진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식사를 하더라도 저녁에는 혈당 수치가 더 크게 오르고 오래 지속되며, 이는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대사 경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룰레 교수는 "잠자리에 들기 한두 시간 전에는 멜라토닌 수치가 상승해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므로 혈당 조절이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고혈압, 만성 염증,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코틀랜드 애버딘 대학교의 알렉산드라 존스턴 영양학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최근 연구에서는 아침을 하루 중 가장 큰 식사로 삼은 사람들이 저녁을 주 식사로 삼은 사람들보다 하루 종일 배고픔을 덜 느꼈다고 밝혔다. 존스턴 교수는 "때로 사람들이 아침에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는데, 이는 전날 저녁을 과식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발표된 9건의 체중감량 시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아침이나 점심에 가장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 사람들이 저녁에 많이 섭취한 사람들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컸으며, 인슐린, 포도당,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도 더 양호했다.
마카렘 조교수는 "저녁 식사가 반드시 하루 중 가장 작은 식사일 필요는 없지만, 가장 큰 식사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면서 "그릭 요거트, 달걀, 콩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아침 식사와 충분한 점심 식사가 저녁 과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저녁이나 야식으로 배가 고플 때는 가공식품이나 설탕, 나트륨이 많이 첨가된 식품 대신 구운 생선, 닭 가슴살, 야채, 과일, 통곡물처럼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 저칼로리 식품을 선택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악시오스는 지난 19일 저녁 식사 후 15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이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기온이 낮을 경우 실내에서 가볍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