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대 압력' 정책 복원 속 유럽 트로이카-이란 긴장 고조
"NPT 탈퇴할 수도" 이란, 간접 협상으로 압박 완화 노력
"NPT 탈퇴할 수도" 이란, 간접 협상으로 압박 완화 노력

스냅백 메커니즘은 이란이 JCPOA 약속을 심각하게 위반했을 때 유럽 트로이카(프랑스, 영국, 독일)가 유엔 안보리에 제안할 수 있는 조치다. 이란은 이미 우라늄 농축 수준을 60% 이상으로 높이고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크게 증가시키는 등 협정을 위반하고 있다.
이란-유라시아 연구소의 발리 칼레지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JCPOA 제36조에 따라 스냅백 메커니즘이 발동되면 2015년 이전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대이란 제재 결의안 7개가 즉시 복원된다. 이 메커니즘은 이미 협정에서 승인됐기 때문에 안보리에서 별도 투표나 상임이사국의 합의가 필요 없어 이란은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에 기대할 수 없다.
유럽 트로이카는 JCPOA 종료 전에 이 메커니즘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이란에 포괄적 제재 압력의 복귀로 위협할 시간적 여유를 준다. 그러나 이 메커니즘의 부활은 이란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란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부 차관은 지난해 "유럽이 스냅백을 시행한다면 우리의 답변은 NPT 탈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이란의 핵 독트린 공식 변경과 핵무기 제조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을 촉발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위기를 피하기 위해 이란은 유럽 트로이카와 카타르, 오만 같은 중재자를 통해 미국과의 간접 협상을 진전시키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하메네이는 미국과의 직접 협상만 금지했을 뿐 간접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이란과 유럽 트로이카 사이에 세 차례의 회담이 열렸으며,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이란의 마지드 타흐트-라반치 외무부 차관이 유럽 3개국 정치 지도자들과 만난 것은 이러한 접근법의 조짐으로 보인다.
이란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유럽과 미국 간의 균열을 이용하길 희망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미국이 일방적으로 JCPOA에서 탈퇴했을 때 이란은 유럽 트로이카를 통해 협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경험이 있어, 이를 재현하길 바라고 있다.
한편으로 이란은 석유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중국 및 러시아와의 경제적 유대를 강화해 '최대 압박' 정책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40%의 인플레이션, 재정적자, 통화 가치 하락, 에너지 불균형 등 현재 이란의 경제 상황은 트럼프 1기 때보다 훨씬 악화됐다.
더욱이 이번에는 차바하르 항구와 이란의 이라크 전력 및 가스 수출 등에 대한 제재 면제 조항도 취소됐다. 미국의 핵심 목표는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로로 낮추는 것이며,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조건들은 '최대 압박' 정책에 대한 이란의 저항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스냅백 메커니즘 발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사회는 핵 위기 악화를 막기 위한 이란과 서방 간의 외교적 해법 모색에 주목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