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경제 악화에도 한국행 택하는 우즈벡 노동자들… 러보다 나은 임금·기회 '매력'

글로벌이코노믹

경제 악화에도 한국행 택하는 우즈벡 노동자들… 러보다 나은 임금·기회 '매력'

2023년 한국 거주 우즈벡 국민 8만 8천여 명… 송금액, 러·카 이어 3위 기록
높은 경쟁률에도 양호한 임금과 직장 문화 매력적… 불법체류 증가 문제는 '과제'
더 나은 임금과 기회를 찾아 한국으로 향하는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더 나은 임금과 기회를 찾아 한국으로 향하는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사진=로이터
우즈베키스탄 경제가 악화되는 가운데, 더 나은 임금과 기회를 찾아 한국으로 향하는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들은 어려운 진입 장벽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매력적인 선택지로 여기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무자파르 씨는 아들이 최고의 교육을 받기를 바라며, 한국에서의 경험을 통해 얻은 경제적 기반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안정적인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는 10대 시절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한국으로 이주하여 유리 공장에서 5년간 일했다. 그 경험을 통해 타슈켄트에 안락한 아파트를 마련하고 자녀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0년간 한국은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들에게 인기 있는 이주 목적지로 자리 잡았다. 2023년 기준 한국에 거주하는 우즈베키스탄 국민은 약 8만 8천 명에 달하며, 2024년 한국으로부터의 송금액은 4억 2천만 달러로 러시아, 카자흐스탄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2025년 비숙련 이민자 쿼터를 3만 5천 명 감축하고, 불법체류 우즈베키스탄인 증가 시 비자 제한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이러한 추세에 변화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 많은 우즈베키스탄 국민에 한국은 경제적 '생명줄'과 같다. 높은 경쟁률과 한국어 시험, 채용 대행사 면접 등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한국은 러시아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제공한다. 무자파르 씨는 한국 유리 공장에서 일하면서 추가 수입까지 합쳐 한 달에 최대 4천 달러를 벌었는데, 이는 러시아에서 받던 임금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한, 한국의 직장 문화도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무자파르 씨는 한국의 상사(사장님)가 단순히 명령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고 때로는 청소나 요리도 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20세 학생 알리나 킴 씨는 무용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으로 이주했다. 그녀는 "구소련 국가에서는 창의적인 직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대학에서 스트리트 댄서가 되기 위해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이들이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한국에 오는 것은 아니다. 26세 간호사 샤히다 씨는 관광비자로 입국하여 2년째 불법 체류하며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 법무부는 불법 체류 노동자 감축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농업 및 건설 분야 등 특정 산업에서는 여전히 불법 체류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구조적인 노동 문제로 인해 단기적인 정책 변화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양국은 2024년 10월 주간 항공편 수를 10편에서 24편으로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합의하며 지속적인 인력 수요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생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즈베키스탄 국민의 한국행은 계속될 전망이다. 무자파르 씨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어려움 때문에 잠시 귀국했지만, 아내와 함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