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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 대법원 선거, 사상 최고 돈의 대결... 민주당 지지 후보 크로포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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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 대법원 선거, 사상 최고 돈의 대결... 민주당 지지 후보 크로포드 승리

머스크·트럼프 vs 소로스·오바마 대리전... 낙태권·선거구 재조정·선거법 영향력 커
민주당의 지지를 받는 위스콘신 대법원 후보 수잔 크로포드 판사가 2025년 4월 1일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있는 선거의 밤 본부에서 유권자들이 그녀를 주 대법원에 선출한 후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민주당의 지지를 받는 위스콘신 대법원 후보 수잔 크로포드 판사가 2025년 4월 1일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있는 선거의 밤 본부에서 유권자들이 그녀를 주 대법원에 선출한 후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위스콘신주 대법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지지한 수잔 크로포드 판사가 공화당 지지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했다. 이번 선거는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와 조지 소로스 등 거물급 정치 기부자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역대 가장 비용이 많이 든 사법 선거로 기록됐다.

지난 2(현지시각) 악시오스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를 받는 데인 카운티 순회법원 판사 수잔 크로포드는 같은 날 위스콘신 대법원 선거에서 전 공화당 주 검찰총장이자 워키샤 카운티 순회법원 판사인 브래드 쉬멜을 이겼다.

7명으로 구성된 위스콘신 대법원은 크로포드의 승리로 적어도 2028년까지 진보적 다수를 유지하게 됐다. 반면 쉬멜이 승리했다면 법원은 최소 2026년까지 보수적 다수로 전환됐을 것이다. 자유주의 성향 판사들은 2023년부터 법원에서 다수를 차지해왔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주요 선거로, 사실상 트럼프에 대한 국민투표 역할을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지난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했던 위스콘신에서 이번 결과는 지본의 승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크로포드는 승리 직후 "오늘 밤 위스콘신 주민들은 일어서서 정의에는 대가가 없으며 우리 법원은 판매용이 아니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에 썼다.

◇ 머스크-소로스 자금 전쟁, 역대 최고 6,810만 달러 투입

광고 추적 회사 애드임팩트(AdImpact)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이번 선거에 기록적인 6,810만 달러(998억 원)이 지출됐다. 이는 2023년 위스콘신 대법원 선거에 지출된 기록적인 5,000만 달러(733억 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특히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가 경선에 수백만 달러를 투입했다. 머스크가 지원하는 보수 비영리단체 '빌딩 아메리카스 퓨처'(Building America's Future)329일까지 광고에 300만 달러(44억 원) 이상을 지출했으며, 그가 이끄는 아메리카 팩(America PAC)은 라디오 광고에만 404,000달러( 6억 원)을 썼다.

머스크는 또한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 331일 행사에서 두 명의 유권자에게 각각 100만 달러(14억 원)의 수표를 지급했다. 이에 대해 위스콘신주 대법원은 머스크의 행동이 주법을 위반했다는 소송에 대한 심리를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반면 민주당 측에서는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1월 위스콘신 민주당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 일리노이 주지사 J.B. 프리츠커가 50만 달러(7억 원),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만이 25만 달러(36000만 원)을 기부했다. 밀워키 저널 센티넬에 따르면 위스콘신 민주당은 이후 크로포드 캠페인에 200만 달러(29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326일 기준 크로포드 캠페인 광고에는 최소 1,700만 달러(249억 원)이 지출된 반면, 쉬멜 캠페인은 약 1,600만 달러(234억 원)이 지출됐다고 애드임팩트는 집계했다.

◇ 낙태권·선거법·선거구 재조정 등 핵심 사안 영향

위스콘신 대법원은 낙태권, 선거구 재조정, 투표 규칙에 관한 소송을 계류 중이며, 이러한 사안들에 대해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브레넌 정의 센터의 회장 겸 CEO인 마이클 월드먼은 2023년 위스콘신 대법원에서 진보 성향 대법관이 11% 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것이 미국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기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월드먼은 또한 "올해 공화당원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불과 몇 달 전에 승리한 주에서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지지에 의해 토론이 주도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선거법 교수인 마이클 강은 "얼마나 많은 국가 자금이 그 주에 쏟아져 들어왔는지는 놀라운 일이지만, 이는 모두 전국적으로 매우 경쟁적인 정치 환경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넌 센터의 사법 프로그램 선임 변호사인 더글라스 키스는 "외부 지출은 매우 조용한 지역 경선에서 어떤 면에서는 큰 판돈이 걸린 미국 상원 경선처럼 느껴지는 전국적인 선거로 어떻게 변모했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예"라고 설명했다. 키스는 또한 "당신이 2026년이나 2028년 선거를 고대하는 사람이라면, 선거법은 주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선거가 이루어지는 규칙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면 주 고등 법원에 누가 앉는지에 관심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입법 캠페인 위원회(DLCC) 대변인 샘 페이즐리는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공화당원들은 우리만큼 이해관계를 잘 이해하기 때문에 이 주 대법원 자리를 사기 위해 역사적인 양의 현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DLCC는 이번 주에 위스콘신과 펜실베이니아의 주 대법원 경선을 대상 경선 지도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머스크의 테슬라(Tesla Inc.)는 위스콘신주에 새로운 대리점을 개설하는 것이 차단된 것에 대해 위스콘신을 고소한 상태이며, 이 사건은 향후 주 대법원에서 심리될 가능성이 있어 잠재적 이해충돌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위스콘신 공영 라디오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