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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군사 현대화 위해 무기 조달 체계 간소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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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군사 현대화 위해 무기 조달 체계 간소화 추진

올 가을 '완전히 수정된' 조달 정책 발표 예정
"지역 안보 위협 대응 위해 기술적 뒤처짐 방지 목표"
2020년 9월 인도 암발라에서 열린 입회식에서 활주로를 달리고 있는 라팔 전투기. 인도는 정부가 관련 입찰 절차를 시작한 후 제트기를 받기까지 13년을 기다려야 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9월 인도 암발라에서 열린 입회식에서 활주로를 달리고 있는 라팔 전투기. 인도는 정부가 관련 입찰 절차를 시작한 후 제트기를 받기까지 13년을 기다려야 했다. 사진=로이터
인도가 기술 발전과 지역 군비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군사 장비를 적시에 확보하기 위해 국방 조달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복잡한 관료주의로 인해 무기 구매에 수년에서 십수 년까지 소요되던 기존 체계를 개혁해 조달 과정을 대폭 단축한다는 계획이라고 14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인도 국방획득위원회(Defense Acquisition Council)는 지난달 무기 및 장비 획득 과정을 "더 빠르고,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지침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을 국방 부문의 "개혁의 해"로 삼겠다는 정부 방침의 일환이다.

온라인 국방 뉴스 사이트 디펜스캐피털의 보안 분석가이자 편집자인 N.C. 비핀드라는 "이는 사실상 인수 과정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며 "관료주의적 장애물을 해결하고 국방 획득과 관련된 더 빠른 결정을 내리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9월에서 10월 사이에 정부가 완전히 수정된 조달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의 국방 구매는 복잡한 다단계 조달 프로세스로 인해 종종 과도한 지연에 직면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랑스 전투기 라팔 도입으로, 인도 정부가 2007년 처음 입찰 의사를 밝힌 후 실제 전투기가 인도된 것은 2020년으로 무려 13년이 소요됐다.
전 인도 육군 참모총장 마노즈 무쿤드 나라바네 장군(퇴역)은 지난 1월 현지 언론 기고문에서 인수 과정이 오래 걸린다면 "장비 자체가 새 것이라 할지라도 도입될 때쯤이면 이미 기술적으로 구식이 된 상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개혁안은 필요한 절차를 단순화하여 조달 리드 타임을 단축하는 한편, 국산화에 대한 강조를 통해 개발 및 생산 일정도 단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프랑스 같은 무기 수출국에 최대 70%의 수입 의존도를 보였으나,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국방 장비의 65%가 국내에서 제조되고 있다.

이러한 국산화 추진의 일환으로 국방획득위원회는 지난 3월 해군을 위해 자체 개발한 중량급 전기 추진 대잠 어뢰의 추가 구매를 포함해 5400억 루피(63억 달러) 이상의 구매에 대한 예비 승인을 내렸다. 또한, 국영 방위 산업체 힌두스탄 에어로노틱스와 '프라찬드'라는 경전투 헬리콥터 156대에 대한 6270억 루피 상당의 계약도 체결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군 현대화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지역 안보 환경 악화가 있다고 분석한다. 타이완 국립정치대학교 인도연구센터의 객원 연구원 라즈 쿠마르 샤르마는 "중국과 파키스탄의 연계가 인도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인도는 중국-파키스탄-방글라데시 연계 가능성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는 남아시아와 더 넓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인도의 입지를 제한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뉴델리에 본부를 둔 중국분석전략센터의 남라타 하시자 연구원은 "중국의 군사력 강화가 인도에 진정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중국의 역량은 인도를 훨씬 앞서고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인도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크탱크 레드 랜턴 애널리티카의 수석 고문 아얀짓 센은 인도가 당면한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장기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현재의 문제에만 집중하는 대신 2030년에 직면할 수 있는 도전에 대비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도 군사 조달 과정 간소화를 위한 유사한 개혁을 진행해왔다. 미국은 2010년에 '더 나은 구매력 프로그램(Better Buying Power)' 이니셔티브를 도입한 후 여러 차례 업데이트하여 조달 비용을 절감하고 리드 타임을 단축했다.

인도의 국방 조달 개혁은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군비 경쟁과 첨단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에 대응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국방 현대화 계획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