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연구 결실, 조지아 메타플랜트에서 첫 산업 현장 활용

지난 3일(현지시각) 로보틱스앤오토메이션뉴스에 따르면, 보스턴 다이내믹스 데이비드 로버트 인간-로봇 상호작용 담당 이사는 "아틀라스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처음으로 성능을 검증받는 시험이 올해 말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 현대자동차 메타플랜트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0년대 초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레그 랩에서 출발해 구글(알파벳), 소프트뱅크를 거쳐 2021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했다. 30년 넘게 로봇을 개발해온 이 회사는 최근 엔비디아, 토요타 연구소(TRI), 로보틱스 인공지능 연구소(RAI) 등과 협력해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로버트 이사는 "새 전기 아틀라스는 인간과 비슷한 모양으로 설계했을 뿐 아니라 인간을 위해 만든 환경에서 일하도록 제작했다"며 "머리와 몸통은 마음대로 회전할 수 있고 무겁고 불규칙한 물체를 들어 올리고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틀라스는 램프 같은 머리 디자인으로 덜 위협적인 모습을 갖춰 인간과 어울리기 쉽다"고 덧붙였다.
◇ 30년 쌓은 기술, 산업 현장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사실적인 로봇 움직임은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닌 실용 기술로 평가받는다. 아틀라스는 현대자동차그룹 시설에 배치해 제조를 지원하며, 먼저 자동차 생산라인 부품 순서 배열과 같은 일부터 시작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앞으로 수만 대 로봇에 투자할 계획을 밝혔으며, 지금은 산업 검사와 예측 정비를 위해 네 발 달린 로봇 '스팟'을 활용하고 있다.
로버트 이사는 아틀라스의 핵심 기술로 "30년 넘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한 경험"을 꼽았다. 그는 "엔비디아 젯슨 토르 컴퓨팅 기반을 사용해 아틀라스가 복잡한 다중 형태 인공지능 모델을 돌릴 수 있다"며 "강화 학습을 통해 로봇이 미리 프로그램하지 않아도 부드럽고 사실적으로 움직이고, 장애물에 대응하며, 즉시 판단하는 법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아틀라스 외에도 네 발 로봇 '스팟'과 상자 처리 로봇 '스트레치'를 상용화했다. 스팟은 자동차, 건설, 공공안전, 제조시설 등에서 원격 검사와 자료 수집에 쓰인다. 스트레치는 창고와 물류 센터에서 최대 22.7킬로그램까지 상자를 들 수 있으며, DHL, 오토 그룹, H&M, 갭 등이 물류 효율 향상을 위해 도입하고 있다.
다만 가정용 인간형 로봇 시대가 언제 열릴지에 대한 질문에 로버트 이사는 "지금 아틀라스를 포함한 로봇들은 산업과 상업용으로 설계하고 있다"며 "가정에서 쓸 인간형 로봇이 나오기까지는 아직 몇 해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오랫동안 기술적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미래가 없다는 이유로 종종 낮게 평가받았다. 그러나 최근 현대자동차의 참여와 함께 인공지능 발전, 일손 부족, 세계 물류망 긴장 등으로 인간형 로봇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마침내 상업 시대의 정점에 섰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