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레이트 오토는 지난 2022년 창업한 미국 미시간주 기반의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크라이슬러 임원 출신인 크리스 바먼이 이끌고 있다.
USA투데이는 이 회사가 처음 선보일 예정인 전기 픽업트럭은 ‘미국산 전기차 중 가장 저렴한 가격대의 픽업트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차량의 기본 출시가는 2만7500달러(약 3800만원)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경우 실제 구매가는 2만 달러(약 2770만원)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
슬레이트 트럭은 최소한의 구성으로 출발해 소비자가 원하는 옵션을 자유롭게 추가하는 방식의 ‘고객 맞춤형’ 전략을 내세운다. 저렴한 기본형 모델에 각종 사양을 더하면 가격은 올라가지만 기본 가격대가 워낙 낮아 여전히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
슬레이트 오토는 세계적인 억만장자인 베이조스가 직접 투자한 회사로도 주목받고 있다. 베이조스는 지난 2021년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7억 달러(약 9700억원)를 투자하며 전기차 업계에 발을 들인 바 있다. 그는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발사 현장에서 리비안 차량을 직접 운전하며 브랜드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이번 슬레이트 투자를 통해 전기 픽업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장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피언은 “슬레이트 오토는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전략과는 정반대의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며 “이 차량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히 타당하다”고 전했다. 오토 저널리스트 매트 하디그리는 “슬레이트 트럭은 ‘반(反) 기가팩토리’를 표방하는 전략적 모델로, 단순함과 가격 경쟁력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슬레이트 오토의 진출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독주해온 구조에 균열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기차 모델인 모델3 등을 생산하고 있지만 픽업트럭 시장에서는 사이버트럭의 기본 가격이 7만6117달러(약 1억500만원)로 매우 높은 편이다. 여기에 연방 세액공제를 적용하더라도 소비자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슬레이트 트럭의 본격적인 출시는 내년 말로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실제 시장에서 테슬라를 위협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최소한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강력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USA투데이는 “슬레이트의 등장은 미국 전기차 시장이 ‘황금기’에 진입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저렴한 전기차를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선택지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