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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GM·닛산, 중국 EV 기술 도입해 시장 점유율 회복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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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GM·닛산, 중국 EV 기술 도입해 시장 점유율 회복 나서

상하이 모터쇼서 중국 배터리·자율주행 기술 적용한 신모델 12종 이상 공개
"글로벌 기업들, 중국 R&D 수용 vs 회피에 따라 경쟁력 격차 심화될 것"
폭스바겐 자동차 로고가 2025년 4월 1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국제 오토쇼 프레스 프리뷰에서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자동차 로고가 2025년 4월 1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국제 오토쇼 프레스 프리뷰에서 보인다. 사진=로이터
폭스바겐, 제너럴 모터스(GM),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 내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현지 전기차 기술을 도입한 신모델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상하이 모터쇼에서 배터리, 디지털 콕핏, 자율주행 등 중국의 최신 기술을 접목한 12종 이상의 새로운 전기차(EV) 모델을 공개했다고 1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중국 전기차 기술에 투자해 제품을 "더 전기적이고 지능적으로" 만들어 배송량을 늘리고, 지난 10년간 중국 EV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현지 브랜드들을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4월 23일 개막해 5월 초 폐막 예정인 이번 상하이 모터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무역 박람회다.

"중국 시장에 대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그들은 여전히 이 시장에 강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상하이 지부 회장인 카를로 디에고 드안드레아는 말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계속 투자하고 성공 스토리의 일부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스바겐, GM, 도요타, BMW를 포함한 외국 제조업체들은 2020년 이후 중국 소비자들이 BYD, Nio, Li Auto, 샤오펑 등 현지 업체의 순수 전기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호함에 따라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잃어왔다. 중국 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외국 자동차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2023년 50%에서 2024년 40%로 하락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휘발유 차량 중심인 외국 브랜드 차량에 대한 수요 감소는 중국에서 1,000만 대의 생산 과잉과 연간 최대 200억 달러의 이익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UBS의 애널리스트 폴 공은 상하이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일부 주요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기술과 연구개발(R&D)을 자사 제품에 통합하는 데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다"고 말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 R&D를 수용하는 기업과 중국 노출을 피하는 기업 간 경쟁력에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 브랜드들은 합작 투자사 플랫폼 활용, 현지 엔지니어 채용, 새로운 중국 R&D 팀 설립, 자율주행 기술을 위한 현지 공급업체와의 제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 전기차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의 G9을 기반으로 한 ID. EVO 순수 전기 SUV를 선보였다. 2023년 7억 달러를 들여 샤오펑의 지분 5%를 매입한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는 중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폭스바겐 브랜드의 중형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샤오펑을 파트너로 선택했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중국 사업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에 추월당했으며, 판매량이 9.5% 감소한 293만 대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은 1984년부터 SAIC Motor 및 FAW와 합작 투자를 시작한 이래 오랫동안 중국 시장을 선도해왔다.

GM의 캐딜락은 중국 공급업체의 알고리즘을 사용해 도시 지역 내비게이션을 위한 오토파일럿 기능을 갖춘 Vistiq 전기 세단을 전시했다고 도이치 뱅크는 연구 노트에서 밝혔다. 뷰익도 중국에서 캐딜락과 동일한 기술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닛산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장착된 새로운 N7 세단의 가격을 발표했다. 순수 전기 스마트 자동차의 가격은 119,900위안(약 16,494달러)부터 시작하며, 이는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순수 전기 세단 중 하나인 Xpeng의 Mona M03와 동등한 수준이다.

닛산, 토요타,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 역시 중국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했다고 도이치 뱅크는 전했다.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 중 일부를 되찾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상하이에 본사를 둔 전기차 데이터 제공업체 CnEVPost의 설립자 페이트 장은 말했다. "그러나 경쟁력 있는 가격 없이는 새로운 모델로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없다. 요즘 대부분의 현지 소비자들은 약한 경제 전망으로 인해 가격에 민감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정부 보조금과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려는 소비자의 의지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제조 및 디자인 측면에서 외국 경쟁사를 앞질렀다고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이러한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힐 수 있을지가 향후 중국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