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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SS 업계, 자국 생산 강화에 1000억 달러 '통 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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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SS 업계, 자국 생산 강화에 1000억 달러 '통 큰' 투자

탈중국·공급망 강화 목표…정부 정책 지원 본격화
시장 급성장 속 LG엔솔·플루언스 등 美 생산기지 구축 속도
미국 배터리 저장(ESS) 업계가 1000억 달러 규모의 자국 내 투자를 발표하며 공급망 강화에 나선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기업들의 생산 거점 구축이 활발하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관련 시설 모습.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배터리 저장(ESS) 업계가 1000억 달러 규모의 자국 내 투자를 발표하며 공급망 강화에 나선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기업들의 생산 거점 구축이 활발하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관련 시설 모습. 사진=LG에너지솔루션
미국의 주요 배터리 저장(ESS) 기업들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새 관세 부과와 공급망 변화 등에 대응해, '메이드 인 USA' 생산과 구매 강화에 총 1000억 달러(약 143조 원) 투자를 약속했다. 2030년까지 미국 내 모든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에 100% 미국산 배터리를 공급하고 약 35만 개의 관련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지난 1일(현지시각) 에너지테크 보도에 따르면 미국 청정 전력 협회(ACP)는 이번 주, 주요 회원사들을 대표해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최근 미국의 배터리 저장 설비 용량은 급증하는 추세다. 전력망 신뢰성 확보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등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 대응, 기후 변화 완화를 위해 에너지 저장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2GW 이상을 추가 설치해 총 누적 용량은 26GW를 넘어섰다. 배터리 저장은 태양광 발전이나 마이크로그리드 운영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현재 배터리 시장은 리튬 이온 기술이 주도하고 있으나, 아연 기반, 철 플로우, 나트륨 이온 같은 차세대 기술 개발 또한 활발하다.
제이슨 그루멧 ACP CEO는 "이번 역사적 투자 약속은 미국 내 배터리 제조 리더십을 강화하고,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 신뢰성을 높이며, 미국이 글로벌 배터리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정부 지원 속 주요 기업들, 미국 내 생산 '시동'


이번 투자 발표에는 폼 에너지, 플루언스, LG에너지솔루션, 프레이어, AESC 등 주요 기업들이 동참했다. 이들 기업은 이미 미국 내 제조와 공급망 구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정부도 적극 지원한다. 지난해 에너지부(DOE)는 배터리 제조·재활용 분야에 30억 달러(약 4조 3125억 원) 규모의 지원금 집행 계획을 밝혔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초당적 인프라법(Bipartisan Infrastructure Law) 등을 통해 총 1350억 달러(약 194조 625억 원) 이상이 미국 내 배터리·전기차·핵심광물 공급망 육성에 투입된다. 연방 및 주 정부 차원의 세제 혜택, 신속한 인허가 절차, 연구개발(R&D) 지원 등 다각적 정책도 뒷받침된다.

재생에너지 투자사 에올리안의 스테파니 스미스 COO는 "배터리 에너지 저장은 안정된 전력 공급과 소비자 비용 절감에 기여한다"며 "개발사들은 에너지 안정성 확보를 위해 미국산 배터리 조달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조사들의 국내 공급 확대와 더불어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정책을 간소화하고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면 산업 경쟁력을 빠르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플루언스·LG엔솔 등 주요 거점 생산 준비 '본격화'


실제 기업들의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플루언스 에너지는 유타, 텍사스, 테네시, 애리조나 등지에 공장을 운영 중이거나 건설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올해 생산 개시를 목표로 생산능력을 기존 5GWh에서 25GWh로 5배 늘리는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며, 폼 에너지는 웨스트버지니아주 위어턴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는 25개 이상의 대규모 배터리 제조 공장이 건설 또는 증설되고 있다.

클리어웨이 에너지 그룹의 크레이그 코넬리우스 CEO는 "배터리 에너지 저장은 급증하는 미국 전력 수요 대응의 핵심"이라며 "기록적 속도로 ESS를 설치하는 가운데, 이번 투자는 핵심 전력망 인프라를 미국산 배터리로 구축하려는 업계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공급망은 여전히 중국과 호주가 주도하고 있으며 칠레, 브라질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다만 미국 내에서도 공급망 자립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오프레임 에너지는 올여름 텍사스 동부에서 리튬 추출 시설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그리드(전력망)용 배터리 저장장치 설치 규모가 올해 13.3GW에 이어 2030년에는 100GW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투자는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 자립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물론, 에너지 요금 절감, 전력망 안정화, 극한 기후 대응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