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미르 분쟁 속 두 나라 핵 정책 관심 고조, 인도 '선제불사용' 원칙 vs 파키스탄 '의도적 모호성'
세계 핵무기 총량 1만 2331개... 미국·러시아가 88% 차지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 군사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의 서로 다른 핵 정책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도 현지 매체 뉴스18은 지난 9일(현지시각)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 정책 차이를 자세히 보도했다.세계 핵무기 총량 1만 2331개... 미국·러시아가 88% 차지
군비통제협회에 따르면 2024년 초 기준 인도는 약 172개, 파키스탄은 약 17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일부 평가에서 파키스탄의 핵탄두가 200개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국은 1988년 맺은 비핵 침략 협정을 통해 서로의 핵 시설 공격을 금지하는 양자 협정을 맺었지만, 국제 핵확산금지조약(NPT)에는 서명하지 않았다.
핵 정책에서 인도는 공식적으로 '선제불사용'(NFU) 원칙을 지키며 핵 공격을 먼저 시작하지 않고 핵무기로 공격받을 경우에만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파키스탄은 핵 교리를 모호하게 유지하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국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지난달 잠무·카슈미르(J&K)의 팔갈감에서 파키스탄이 지원하는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관광객을 포함한 26명의 인도인이 목숨을 잃으면서 심해졌다. 이로부터 2주 뒤 인도는 '신두르 작전'을 펼쳐 파키스탄과 파키스탄이 점령한 카슈미르 지역 내 9개 테러 거점을 폭격했다.
이에 맞서 파키스탄은 인도 군사 기지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하려 했으나, 인도군이 이를 막고 라호르에 있는 파키스탄 방공 체계를 파괴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사이의 갈등이 핵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2025년 초 현재 세계 핵탄두 총량은 약 1만2331개에 이르며, 미국과 러시아가 이 중 88%를 갖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세계 9개 핵무장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핵무기의 파괴력은 1945년 8월 6일과 9일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사례에서 확인됐다. 히로시마에서는 폭발 중심 온도가 섭씨 4000도까지 올라 강철이 녹고 사람 몸이 증발했으며, 폭발로 생긴 충격파는 반경 2km 안의 건물을 무너뜨렸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처음 번쩍임으로 실명하거나, 산소 부족으로 숨을 쉬지 못하는 고통을 겪었다. 이러한 핵 참화의 장기적 영향은 백혈병 발병률 증가, 선천적 기형 급증 등으로 나타났으며, 일본에서는 '히바쿠샤'라 불리는 피해자들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왔다.
◇ 인도-파키스탄 핵 사용 우려... 국제사회 중재 필요성 커져
카슈미르 분쟁을 둘러싼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적 충돌이 심화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국이 보유한 핵탄두는 이 지역 안보를 위협하기에 충분한 규모다.
군사 전문가들은 양국의 핵 정책 차이가 위기 상황에서 오판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인도의 '선제불사용' 원칙은 명확하지만, 파키스탄의 '의도적 모호성'은 어떤 상황에서 핵무기를 사용할지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가 밀집된 남아시아에서 핵무기가 사용될 경우, 폭발 자체의 파괴력뿐 아니라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장기적 피해와 환경 파괴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유엔과 주변국들이 조속히 중재에 나서 양국 간 갈등을 완화하고, 핵 위기 관리를 위한 소통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카슈미르 분쟁이 핵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이 매체는 전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