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에도 성장 둔화...경제학자들 "상용화 효과 나타나려면 시간 필요" 지적

MV 파이낸셜은 생산성을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가장 중요한 거시경제 수치"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길게 볼 때 미국의 경제 번영은 성장에 달렸으며, 인구통계학 어려움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생산성 향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생산성 감소는 시장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다. 생산성 지표는 일자리, 물가상승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같은 주요 경제지표보다 금융 매체가 덜 주목하지만,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 중요성이 크다.
생산성은 노동력 투입과 생산량의 비율을 측정하는 지표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생산성 증가를 측정해왔는데, 전쟁 후 1/4분기 동안 미국의 평균 생산성 증가율은 약 2.7%(연율 환산)였다.
◇ 생산성 향상 열쇠는 AI? "효과 나타나기까지 시간 필요"
생산성 향상 해법에 대해 경제학자들 생각은 엇갈린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로버트 고든 교수는 저서 '미국 성장의 흥망성쇠'에서 "전기와 내연기관처럼 혁명적인 발명이 가져온 생산력은 다시 나타나기 어려우며, 이미 이들 기술로부터 최대한의 이점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경제학자들은 새 기술이 상업적 이익으로 바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기는 1879년에 발명됐지만 40년이 지난 1919년에야 미국 주택의 절반이 전력망에 연결됐다. 마찬가지로 반도체 칩이 등장한 후 40년이 지난 2000년대 초중반에야 정보화 시대의 생산성 급증이 나타났다.
이런 관점에서 요즘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대화형 AI 서비스 챗GPT가 나온 지 2년도 채 안 됐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미국 S&P 500 지수의 20% 넘는 상승을 이끈 주식시장 열기의 중심에는 AI가 있었다.
그러나 MV 파이낸셜 보고서는 "모든 희망적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전체 기업의 10% 미만만 사업 모델에 AI 기반 과정을 도입했다"며 "AI 효과가 생산성 수치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성장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 정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인구 증가율 감소와 고령화로 노동 연령 인구 비율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산성 향상은 경제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AI 기술 상용화가 넓어지고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중장기로 생산성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혁신 기술이 실제 경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어 당분간 생산성 지표의 변동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이 보고서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