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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중 관세 협상 타결에 초조..."후순위로 밀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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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중 관세 협상 타결에 초조..."후순위로 밀릴 우려"

미국, 중국·영국과 연이은 합의에 일본 협상 지연 가능성
日 경제재생상 "미국, 여전히 일본 중요시"...6월 G7 정상회담 계기 합의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25년 2월 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25년 2월 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영국에 이어 중국과도 관세 협상을 신속하게 타결하자 일본에서는 자국의 대미 무역 협상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4일(현지 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당초 일본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선권을 가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으나 최근의 상황 전개로 이 희망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2일 서로에 대한 관세를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으며, 이 중 24%포인트는 90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주 영국과도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미·중 협상은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중국의 과잉 생산 능력 문제와 미국 제품의 중국 시장 접근성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 관여한 일본 소식통은 "미국과 중국, 미국과 영국의 협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당분간은 미·중 협상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측도 일본과의 논의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5월 8일 블룸버그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일본·한국과 엄청난 시간을 보내야 한다. 빠른 합의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지난 4월 "일본이 우선권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은 당초 미·일 동맹 관계를 고려해 협상을 낙관적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상황 변화로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

일본의 경제재생상이자 수석 협상가인 아카자와 료세이는 13일 기자들에게 "나라마다 다른 입장과 상황에 처해 있다. 그들의 협상 일정과 합의 내용은 당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현재로서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중국 회담에 참여했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도 일본과의 회담에서 미국 측을 대표할 예정이다. 만약 미국이 현재 진행 중인 여러 협상 가운데 중국을 우선시한다면, 일본은 자국 회담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 5월 1일 열린 제2차 내각급 미·일 협상에서 양측은 일정을 확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아카자와의 방미 일정을 하루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 양국은 5월 중순부터 '집중적인' 내각급 협상을 열기로 합의했지만, 미국 측의 일정을 고려할 때 회담은 5월 말이나 그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지난 회의 이후 실무급 논의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일본 관계자들은 6월 G7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정상회담을 개최해 중요한 합의에 도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이 부과하는 '호혜적' 관세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관련 제품에 대한 별도의 25% 관세 문제도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보다 복잡한 협상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협상이 주요 의제로 부상하면서 일본과의 협상이 지연될 경우 도쿄는 워싱턴과의 무역 관계 개선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일 간 무역 협상이 지연됨에 따라 일본 산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미국의 25% 관세가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으며, 협상 일정과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