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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구팀, 딥시크 AI로 군사 전투 시뮬레이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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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구팀, 딥시크 AI로 군사 전투 시뮬레이션 혁신

인간 48시간 작업을 AI가 48초 만에…대규모 언어 모델로 1만개 전투 시나리오 생성
"전술을 통한 승리가 알고리즘 통한 승리로 대체"...미·중 간 군사 AI 경쟁 가속화
중국 연구팀이 딥시크(DeepSeek)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해 군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연구팀이 딥시크(DeepSeek)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해 군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로이터
중국 북서부 시안기술대학교 연구팀이 국내 AI 기업 딥시크(DeepSeek)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해 군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전투에서 지휘관의 의사결정 방식에 '파괴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된다고 16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푸옌팡 교수가 이끄는 컴퓨터 과학 및 공학부 연구팀에 따르면, 개발된 AI 기반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단 48초 만에 1만개의 군사 시나리오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인간 지휘관이 수동으로 계획하면 48시간이 소요되는 작업량이다. 연구팀은 16일 대학 웹사이트를 통해 이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푸 교수는 "대규모 언어 모델과 전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가 전쟁 설계의 미래를 재정의했다"며, 딥시크 LLM의 주요 장점은 대규모 데이터 세트 훈련을 통해 "복잡한 전장 상황을 해체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군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는 목표, 지형, 관련 병력을 포함한 실제 전투 상황을 모방해 지휘관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훈련 도구다. 그러나 전쟁의 복잡성과 인간 인식의 한계로 인해 현실적인 시나리오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푸 교수는 "AI는 이제 다양한 지리적 환경, 병력 배치, 이벤트 로직 및 운영 전략을 직접 생성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는 단순히 효율성 향상이 아니라 기존의 수동 제작 시나리오를 완전히 대체하는 혁신적 변화"라고 덧붙였다.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군사적 의사결정, 전투기 설계, 상황 인식, 정확한 작전 조율 등 전투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AI의 잠재력을 강조해 왔다. 국영 군사 대변지인 PLA Daily는 16일 중국이 주목하는 미래의 "지능화된" 전쟁에서 알고리즘의 우월성과 전략적 역할을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같은 매체는 2월 "많은 수의 무인 지능형 무기가 AI 기반 전쟁을 통해 전쟁 과정을 형성할 것"이라며 "전술을 통한 승리라는 전통적 원칙이 '알고리즘을 통한 승리'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고리즘의 핵심은 전투력을 결정하는 컴퓨팅 능력"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항저우 기반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올해 초 R1 모델을 출시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이 LLM은 비용 효율성이 뛰어나면서도 오픈AI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AI 대기업의 최첨단 기술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가 미국 기술 산업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으며, 미 국무부는 국방용 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AI는 워싱턴과 베이징 간 전략적 경쟁의 핵심 전선으로 부상했으며, 미국은 첨단 하드웨어와 혁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 피에르 반디에는 지난 2월 "AI가 군사적 의사결정을 극적으로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병력은 상대가 되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파리에서 열린 AI 액션 서밋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볼 수 있듯이, 속도와 규모에 맞게 적응하지 못하면 죽게 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은 군사 및 민간 목적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이중 용도 기술로, 중국의 민군 융합 전략이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특히 핵무기 시스템과 같은 분야에서 군사 AI의 책임 있는 사용을 규제하는 문제는 여전히 전 세계적 논쟁 주제로 남아있으며, 이에 대한 국제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AI 기반 시뮬레이션이 보다 현실적인 훈련 환경을 제공하고 의사결정 시간을 단축해 전략적 우위를 가져다줄 수 있지만, 윤리적 문제와 기술적 의존성 증가 등 잠재적 위험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 러시아, 영국 등 주요 군사 강국들도 유사한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어, 군사 AI 분야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도 국방 분야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어 지역 군사 균형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