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계속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1일(현지시각)로 정했던 상호관세 시행일을 7일로 연기한 터라 주식 시장을 다시 흔들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관세가 당초 알려졌던 것과 달리 미 노동시장을 강타한 것으로 1일 확인됨에 따라 관세를 바라보는 월스트리트의 시각이 더 이상 이전처럼 느긋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월과 함께 뉴욕 주식 시장에서 연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는 8월로 접어들자마자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분기 실적 발표에서 확인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관세에 따른 미 경기 둔화 우려 사이에서 혼란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주에도 2분기 실적 발표는 지속된다.
팔란티어, 맥도널드, 우버, 월트디즈니, 일라이릴리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관세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계속해서 시장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일본, 유럽연합(EU), 한국과 무역합의에 이르렀지만 중국과는 여전히 협상 중이고, 미 핵심 교역 상대국인 캐나다, 멕시코와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는 시장에는 악재다. 아직 관세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높인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2일 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 하반기 최대 위험 요인으로 트럼프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을 꼽기도 했다.
경기 둔화
미 경제가 트럼프 관세 충격을 잘 견뎌내고 있다는 시장의 믿음은 1일 미국의 7월 고용동향 발표로 산산조각이 났다.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7월 신규 취업자 수를 7만3000명으로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11만5000명에 크게 못 미쳤다.
더 심각한 것은 이전 5월과 6월 신규 고용 규모를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BLS는 두 달 신규 취업자 수를 25만8000명 낮췄다.
분노한 트럼프가 에리카 매킨타퍼 BLS 국장을 해고하도록 지시할 정도였다.
관세는 미국이 아니라 미국에 재화를 수출하는 미 교역상대국들이 부담하기 때문에 미국은 이득만 본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단적’ 경제 논리가 허구로 드러나고 있는 데 따른 불편함이 BLS 국장 해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7일 미 상호관세가 발효된 이후에 미 경제에 본격적인 충격이 있을 것이어서 이런 충격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노동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은 미 경제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음을 뜻한다.
피로감
기대와 달리 관세 충격이 미 경제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주식 시장이 피로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악재다.
뉴욕 주식 시장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지난달 28일을 끝으로 사상 최고 행진을 일단 멈췄다.
CNBC에 따르면 네이션와이드 파이낸셜 최고시장전략가(CMS) 마크 해킷은 분석 노트에서 시장에 피로감의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고 비관했다.
해킷은 높은 밸류레이션과 계절적 요인들이 겹치면서 향후 주식 시장 향배를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8월과 9월은 계절적으로주식 시장이 저조한 기간이다.
울프 리서치에 따르면 1990년 이후 S&P500 지수는 8월에는 평균 0.3%, 9월에는 0.7% 하락했다.
실적 발표
기업 실적 발표는 지속된다.
AI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는 4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슈퍼마이크로 컴퓨터(SMCI), AMD 실적 발표는 5일이다.
6일에는 우버와 에어비앤비, 맥도널드, 그리고 월트디즈니 실적 발표가 있다.
다이어트약 젭바운드 업체인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7일에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주요 경제지표들도 발표된다.
미국의 6월 무역수지가 5일 발표된다.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수도 5일에 7월 치가 공개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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