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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강화된 차세대 감시 도구로 텔레그램·VPN 사용자 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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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강화된 차세대 감시 도구로 텔레그램·VPN 사용자 식별

베이징 경찰 엑스포, 딥시크 영감받은 수사 도구와 잠재적 '외로운 늑대' 식별 AI 전시
"국가기밀 보호" 강조...텔레그램 계정 7천만 개·메시지 300억 개 이상 모니터링 주장
중국 공안부 산하 연구 기관과 민간 기업들이 첨단 감시 시스템과 보안 장비를 선보였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공안부 산하 연구 기관과 민간 기업들이 첨단 감시 시스템과 보안 장비를 선보였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연례 경찰 엑스포에서 텔레그램 및 VPN 사용자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감시 도구와 수사 단서를 분석할 수 있는 딥시크(DeepSeek) 기반 모델이 공개되며, 중국 정부의 첨단 감시 기술 발전 방향을 보여줬다고 17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지난 주 베이징에서 열린 제12회 중국 국제경찰 장비 전시회에서는 국가 최고 경찰 기관인 공안부 산하 연구 기관과 민간 기업들이 첨단 감시 시스템과 보안 장비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AI 기술이 감시 도구, 범죄 수사 장치, 드론 전파 방해 장비 등의 주요 판매 포인트로 강조됐다.

공안부 제3연구소는 "개인의 극한 행동에 대한 다차원적 지능 분석"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개별 극한 사건"에 대한 조기 경보를 발령하는 데 있어 보안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쇼핑 기록, 검색 기록, 소셜 미디어 게시물 등을 분석해 고위험군을 식별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도구는 중국 스타트업 디파이(Dify)의 오픈 소스 대규모 언어 모델(LLM)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기술 개발은 지난해 중국 내 여러 '외로운 늑대' 공격 이후 강화된 보안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가장 심각했던 공격은 지난해 11월 남부 주하이시에서 SUV를 몰고 스포츠 센터 밖 군중을 향해 돌진해 35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부상한 사건이었다. 이 공격 이후 베이징은 사회 안정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지역 관리들에게 "극단적인 사건"을 저지르기 쉬운 사람들을 식별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기밀 유지와 보안이 주요 주제로 부각됐다. 많은 제조업체가 경찰 장비의 보안을 핵심 판매 포인트로 강조했으며, 한 회사는 자사의 도구가 경찰 장비 사용, 특히 인터넷 사용을 모니터링하여 "기밀 정보의 불법 출판, 전송, 저장 또는 처리"를 신속하게 감지함으로써 "국가기밀 및 경찰 업무의 기밀성과 보안을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중국은 국가기밀 보호를 위한 법률 범위를 확대하는 개정을 단행했으며, 이후 시행된 정부 규정은 제조업체에게 "기밀 기술 장비와 보안 및 기밀 유지 제품을 혁신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 방법 및 프로세스를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

공안부 제3연구소는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으로 널리 사용되는 메시징 앱 텔레그램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도구도 선보였다. 이 도구는 중국 휴대전화 번호로 등록된 텔레그램 계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 300억 개 이상의 메시지를 수집하고 7천만 개의 텔레그램 계정과 39만 개의 공개 채널 및 그룹을 모니터링했다고 주장했다.

홍보 비디오에서는 해킹된 중국 휴대전화 번호로 텔레그램에 로그인하여 그룹 채팅에서 마약 거래를 모니터링하는 방법을 시연했으며, 정치 및 홍콩 관련 주제의 메시지도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대가 텔레그램을 광범위하게 사용한 것을 이 도구 개발의 주요 동기로 언급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텔레그램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웹사이트 접속을 위해 VPN이 필요한데, 난징시의 한 기술 회사는 이러한 VPN 사용을 감지할 수 있는 도구를 선보였다.

전시회에 참가한 여러 기업들은 또한 경찰용 대형 언어 모델을 홍보하며 자사 제품이 딥시크와 같은 중국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AI 모델은 경찰이 단서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장치를 관리하며, 범죄 현장을 조사하고, 용의자를 심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한 회사는 자사의 AI 도구가 용의자에 대한 실시간 심리 테스트를 수행하여 "지능적인 심문"을 용이하게 하고 신속하게 "심리적 방어를 돌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 아이플라이텍, 하이크비전과 같은 대형 기술 기업들도 자사의 AI 모델이 법 집행 시나리오에 적합하다고 홍보했다. 이번 전시회는 중국이 국내 안보 강화를 위해 첨단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디지털 감시와 프라이버시 간의 경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