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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메탈-록히드 마틴, 독일에 미사일 공장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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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메탈-록히드 마틴, 독일에 미사일 공장 세운다

유럽 방산 자립 본격화...미국 무기 의존 줄이고 공급망 막힘 해소 기대
패트리어트 PAC-3 MSE가 발사되는 장면. 사진=록히드마틴이미지 확대보기
패트리어트 PAC-3 MSE가 발사되는 장면. 사진=록히드마틴
독일 방위산업체 라인 메탈과 미국의 록히드 마틴이 유럽에서 미사일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두 회사는 올해 5월 독일 북부 우터뤼스(Unterluß)에 미사일과 로켓을 만드는 중심지를 세우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18(현지시각) 불가리안밀리터리 등 외신이 전했다.

이곳에서는 ATACMS, 패트리어트 PAC-3 MSE, GMLRS, 헬파이어, JAGM 등 여러 무기를 만들 계획이다. 생산시설은 2026년 로켓 모터 생산을 시작으로,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미사일 조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라인 메탈이 공동회사의 60% 지분을 갖고 주도하며, 록히드마틴은 핵심 기술을 제공한다.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나라들이 국방비를 크게 늘리고, 미국 무기에만 기대기 어렵게 된 상황에서 나왔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지난해 유럽 나라들이 쓴 방위비의 78%가 해외로, 그중 63%가 미국으로 흘러갔다"고 밝혔다. 유럽이 스스로 무기를 만들지 못하면 위기에 약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라인 메탈이 중심이 되어 세울 이 공동회사는 해마다 최대 1만 기 미사일과 2만 기 고체 로켓 모터를 만들 목표다. ATACMS 600~800, GMLRS 2,500, PAC-3 MSE 250~300기 등 구체적 생산량도 내놨다. 연간 매출은 50억 유로(7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ATACMS305km까지 날아가 170kg 폭탄을 실을 수 있는 땅에서 땅으로 쏘는 미사일이다. HIMARS, M270 등에서 쏠 수 있으며,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 지휘소와 보급창을 공격하는 데 쓰였다. 패트리어트 PAC-3 MSE35km까지 날아가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전투기 등을 막는 데 쓰인다. 직접 맞추는 방식으로 위협을 없앤다. 미국에서는 한 발에 약 420만 달러(58억 원)를 들여 만든다.

이번 합의로 유럽은 미국 무기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공급망이 막히는 문제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라인 메탈 주가는 합의 발표 뒤 독일 증시에서 하루 만에 8% 넘게 올랐다. 유럽 방산업계에서는 라인 메탈이 나토의 중심 회사로 올라설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일부 핵심 부품은 미국에서만 만들 수 있어 완전한 현지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 유럽 여러 나라가 미사일을 나눠 만들게 되면 나토 안에서 서로 맞춰 쓰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계획은 미국과 독일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라인 메탈과 록히드 마틴의 협력은 유럽이 스스로 무기를 만들고, 미국에만 기대지 않는 새로운 길을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내 기술과 일자리 창출, 나토 동맹국에 안정적으로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