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년 만에 첫 300mm 웨이퍼 생산시설... 트럼프 '제조업 귀환' 정책에 호응

스페인 매체 레포르테아시아는 지난 17일(현지시각) 글로벌웨이퍼스가 텍사스주 셔먼에 300mm 실리콘 웨이퍼 제조공장을 공식 열었다고 전했다. 이 공장은 미국에서 20년 만에 처음 지은 300mm 웨이퍼 완전 통합 제조시설이다.
도리스 쉬 글로벌웨이퍼스 회장은 개소식에서 "공장 건설 결정 3주년을 맞아 기존 35억 달러(약 4조 9000억 원) 투자에 40억 달러(약 5조 6000억 원)을 더 투자해 모두 75억 달러(약 10조 5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투자는 셔먼 캠퍼스 3단계와 4단계 확장에 쓰일 예정이며, 총 142에이커(약 17만3850평) 부지에 최대 6단계까지 확장할 수 있다.
글로벌웨이퍼스 아메리카(GWA)라 이름 붙인 이 공장은 건설 과정에서 12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으며, 지금은 180개의 상시 일자리를 제공한다. 회사는 2028년까지 엔지니어와 기술자 등 숙련 인력을 포함해 모두 65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미국 연방정부의 '칩스 포 아메리카'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텍사스 시설과 미주리주 세인트피터스에 계획한 추가 공장에 4억 600만 달러(약 5685억 원)의 직접 보조금이 들어간다.
개소식에 참석한 마이클 그라임스 미국 투자 가속기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웨이퍼스의 투자는 핵심 산업 분야에서 미국 제조업이 돌아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텍사스주 정부도 토지, 보조금, 세금 혜택, 산업 기반시설 등 많은 지원을 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글로벌웨이퍼스가 텍사스를 선택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GWA는 텍사스를 첨단 실리콘 웨이퍼 생산 능력을 갖춘 유일한 주로 만들어 반도체 생태계를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웨이퍼스의 미국 내 생산 강화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제조업의 미국 귀환을 강력히 추진하는 시점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생산 반도체에 100%의 관세를 매겨 국내 생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지지해왔다.
쉬 회장은 "관세 부과가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미국 고객사들이 이미 위험을 줄이려고 현지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략은 인공지능(AI), 자동차, 통신 산업의 빠르게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마크 잉글랜드 글로벌웨이퍼스 사장은 "미국 공급망의 약한 부분을 메우고 더 강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셔먼 공장은 기술 능력뿐 아니라 환경 접근에서도 주목받는다. 글로벌웨이퍼스는 생산이 완전히 돌아가면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할 것을 약속했다. 이러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약속은 첨단기술 산업에서 책임 있는 기업 모습을 강화한다.
성장 계획과 관련해 글로벌웨이퍼스는 3단계와 4단계 확장 일정을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초기 단계의 수익성, 장기 계약을 통한 수요 보장, 정부의 계속되는 지원 등 세 가지 요소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쉬 회장은 "확장을 진행하려면 합리적인 가격, 선불금,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공장 개소는 TSMC와 엔비디아 같은 기업들도 미국에 큰 투자를 약속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글로벌웨이퍼스는 지금 미국에서 사업을 늘리는 유일한 첨단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로, 산업 현지화의 새 시대에서 앞서가는 위치를 차지한다.
글로벌파운드리스의 애슐리 월리스 글로벌 공급망 수석 부사장은 "오랜 전략적 파트너로서, 우리가 만드는 꼭 필요한 반도체에 중요한 웨이퍼의 현지 공급 증가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300mm 웨이퍼 생산은 한 번에 더 많은 제품을 만들 수 있어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기 때문에 최신 칩 개발에 매우 중요하다. 이런 웨이퍼는 휴대전화, 자동차, 가전제품, 데이터 망, 인공지능, 기반시설 등 여러 장치에 쓰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