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화옵션 시장에서 향후 1년 간의 달러 시세에 대한 비관론이 역대 최악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20일(현지시각) 달러 현물지수에서 콜옵션(매수권)과 풋옵션(매도권) 가격을 비교하는 1년물 리스크 리버설이 마이너스 약 27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가 측정된 2011년 이후 가장 큰 마이너스로, 5년 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시장 혼란으로 기록됐던 수준보다 더 낮은 수치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관성 없는 관세 조치로 미국 정책 운영 예측 가능성이나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시장이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들어 미·중 무역마찰의 일시적 완화 발표 이후 달러 약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6% 이상 하락하며 20년 전 지수 설정 이후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찰스 슈왑 수석 채권 전략가 캐시 존스는 “무역과 중국에 대한 우려 완화는 일시적일 뿐이며, 달러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달러 약세 전망이 우려되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 재정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나타나 연방 재정적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6일 지난 10년간의 정부 부채 증가와 이자 지급 증가를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 발표 후 첫 거래 세션에서 달러는 모든 G10 통화에 대해 하락했다.
레이먼드 제임스 투자 팀은 보고서에서 “더 심각한 문제는 재정 전망 악화에 대응하려는 의지가 미국 정계에서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이런 대응 부족은 주식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한 점과 결부되어 금융 시장에서 변동성을 유발하기 쉽다”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