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판둬더(PDD) 및 바이두 등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비중 늘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3조10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포지션을 보유한 684개 헤지펀드의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벤 스나이더 등 골드만 전략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헤지펀드들이 중국 기업의 미국예탁증서(ADR) 투자를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은행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ADR 종목은 알리바바 그룹, 판둬둬(PDD) 및 바이두 등이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의 이러한 행태 변화에 대해 "중국 기술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국이 신기술 개발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커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올해 초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기술 발전이 전 세계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중국 기술 업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이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기술주들이 미국 빅테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언급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현재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3배 수준이고, 판둬둬는 10배 미만이다. 반면, 미국의 M7 종목 중에서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만이 유일하게 PER 20배 이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중국 기술기업들이 여전히 저평가 상태로 해외 투자자들에게 분산투자 또는 성장성 대비 가치 투자 측면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골드만삭스는 다만 헤지펀들의 투자 종목 교체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올해 2분기들어 M7 기술주는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한 반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심화로 중국 기업의 ADR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은행은 또한 헤지펀드들이 M7 종목을 일부 순매도했지만,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및 알파벳 등이 여전히 선호하는 종목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헤지펀들의 주식 공매도 규모가 급증하면서 1분기 헤지펀드의 총 레버리지는 사상 최고 수준에 달했다. 골드만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포함된 종목의 중간값 기준 공매도 비중은 유통 주식의 약 2.3%로 지난해 12월의 1.8%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