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석유그룹 "알래스카산 가스 수입 고려"...300만~500만톤 추가 도입 계획
트럼프 정부의 36% 관세 인하 협상 카드로 활용...LNG 무역허브 목표
트럼프 정부의 36% 관세 인하 협상 카드로 활용...LNG 무역허브 목표

콩크라판 인타라장(Kongkrapan Intarajang) PTT 사장 겸 CEO는 21일 실적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국영기업으로서 우리는 정부가 미국에서 더 많은 LNG를 수입하도록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알래스카에서 가스를 수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태국산 수입품에 대해 36%의 '상호적'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이후 나온 대응책으로 보인다. 태국 정부는 미국의 LNG 수입 증가를 태국 상품에 대한 36% 관세 인하를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세르트 신수크프라서트 에너지부 차관보는 이달 초 태국이 미국으로부터 약 300만~500만톤의 LNG를 추가로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태국은 현재 여러 공급원에서 연간 약 1,000만~1,100만톤의 LNG를 수입하고 있어, 이는 기존 수입량의 30~50% 증가에 해당하는 규모다.
콩크라판 CEO는 PTT가 얼마나 더 많은 LNG를 수입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제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PTT가 LNG 사업을 확장하고 향후 몇 년 동안 태국이 LNG 제품의 무역 허브가 되도록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PTT의 에너지 공급원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회사는 최근 아랍에미리트에서 가장 큰 가스 블록인 Ghasha 석유·가스 탐사 프로젝트의 지분 10%를 인수했다. 이 프로젝트의 생산 능력은 하루 15억 표준 입방피트에 달한다.
한편 PTT는 올해 1분기(1~3월) 233억 밧(약 7억 1,1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주로 국제 석유·가스 가격 하락에 기인해 작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수치다.
콩크라판 CEO는 "우리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업을 운영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관심이 없는 다른 사업은 매각할 것"이라고 향후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
실제로 PTT는 지난 11월 대만 폭스콘과의 10억 달러 규모 전기차 합작투자에 대한 지분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는 태국 국내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그러나 PTT는 전기차(EV) 가치사슬 사업 자체는 지속하고 있다. 현재 전국 3,130개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주유소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국의 LNG 수입 확대 계획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 정책과 맞물려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구조다. 미국은 LNG 수출을 늘려 무역수지를 개선할 수 있고, 태국은 관세 부담을 줄이면서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에너지 협력이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영향력 확대와 중국 견제 전략의 하나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태국이 아세안(ASEAN) 역내 LNG 무역 허브로 성장할 경우, 지역 에너지 안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PTT의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대응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무역 갈등을 에너지 협력으로 전환해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실용적 접근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