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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정상들, 트럼프 관세에 '깊은 우려' 표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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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정상들, 트럼프 관세에 '깊은 우려' 표명 예정

지정학적 긴장 고조, 역내 경제 성장 및 안정 '위협' 경고
말레이시아, 공통 접근법 모색 좌절… EU-中-GCC 3자 회담으로 '파트너십 다변화' 모색
제46차 아세안 정상회의는 5월 26일과 27일 양일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46차 아세안 정상회의는 5월 26일과 27일 양일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다. 사진=AP/뉴시스
동남아시아 지도자들이 다음 주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면적인 관세 부과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역내 경제 성장과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할 예정이라고 23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닛케이 아시아가 입수한 성명서 초안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쿠알라룸푸르에서 이틀간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의장 성명을 통해 세계 시장을 뒤흔들고 미중 무역 긴장 고조로 인해 수출 주도형 아세안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이른바 "일방적 관세 부과"에 대한 아세안의 불안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성명서 초안은 미국의 관세를 포함한 불확실성 증가가 "아세안의 경제 성장, 안정성, 통합에 복잡하고 다차원적인 도전을 제기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응하여, 아세안 10개 회원국은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규범에 기반하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이고, 투명하고, 비차별적인 다자간 무역 체제에 대한 집단적 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다.

또한, 정상들은 아세안 상품무역협정(ASEAN Trade in Goods Agreement) 업그레이드, 외부 파트너와의 자유무역협정 강화, 그리고 아세안, 중국,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이행을 위한 협상 등 아세안의 경제적 회복력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강조할 예정이다.
말라야 대학교 국제 및 전략 연구과 부교수인 쿠 잉 후이는 성명서에 "깊은 우려"라는 표현이 포함된 것은 워싱턴의 보호주의적 접근에 대한 아세안 지역의 불편함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녀는 이번 정상회담이 아세안이 점점 더 분열되는 세계 경제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 교수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아세안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을 포함한 말레이시아 등 여러 아세안 회원국들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동맹을 구축하고 확대하는 데 있어 평소의 '안전지대'를 더욱 확장했다"고 언급했다.

현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의 10%에서 라오스의 49%까지 부과되는 새로운 "상호적" 관세에 대해 워싱턴과 협상하기 위한 회원국들 간의 공통된 접근법을 구축하기를 희망했지만, 대부분의 정부는 더 나은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양자 회담을 이미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의장을 맡은 쿠알라룸푸르 정상회의는 아세안 외교의 중요한 순간을 기념한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속에서 파트너십을 재조정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유럽연합은 화요일 중국과 걸프협력회의(GCC)와 사상 최초로 3자 회담을 개최하여 리창 중국 총리와 GCC 6개국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ASEANstats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아세안 내 활동이 21%로 블록 무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중국이 20%, 미국이 12%, EU가 8%로 그 뒤를 이었다. GCC 6개국(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과의 무역은 약 3.5%를 기록했다.

쿠 교수는 아세안과 미국의 협상 역학 관계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제 구상이 이 지역이 필요로 하는 시장 접근과 구조적 지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그녀는 워싱턴이나 베이징 중 어느 하나와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전략적 압력이 계속해서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쿠 교수는 "더 큰 문제는 아세안이 신뢰를 잃지 않고 전략적 자율성과 경제적 의존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계속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담에서는 미얀마에서 현재 진행 중인 정치적, 인도주의적 우려도 다룰 예정이다. 회의 일정은 토요일 장관급 회담으로 시작하여 일요일 외교 및 경제 장관 회의가 이어지며, 26일에 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된 후 27일에는 중국 및 GCC와의 3자 회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