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양산 예정... 기존 대비 최대 45% 가격 인하로 수출규제 우회

◇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저가 칩 출시
엔비디아가 새롭게 선보일 칩은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시리즈의 일부로, 기존 제품 대비 대폭 가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기존 칩 가격이 1만~1만2000달러(약 1368만 원~16410만 원) 수준이었던 반면, 신제품은 6500~8000달러(약 889만 원~1094만 원)로 책정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 대비 최대 45% 가격 인하에 해당한다.
로이터는 낮은 가격대가 "사양이 약하고 제조 요구사항이 더 간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새 칩은 생산 과정에서 고급 패키징 기술을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며, 이것이 가격 인하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피하고 미국 경제에 더 많은 일자리와 성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글로벌 제조업체를 미국으로 다시 전환하도록 밀어붙이고 있다. 그는 모든 상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을 강타했지만, 며칠 뒤에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모니터, 다양한 전자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추가했다.
그 일환으로 그는 엔비디아가 국내 칩 제조 인프라에 약 5000억 달러(약 684조 원)을 투자할 수 있도록 허가 승인을 빠르게 처리했다.
◇ 수출규제 우회 전략
이번 저가 칩 출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수출 통제를 우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존 H20 칩의 성능을 낮춘 버전을 새로 포장해 판매하려 했지만, 이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수출 제한 조치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칩의 메모리 대역폭이 제한되면서 다른 나라의 AI 개발 능력도 지속해서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미국의 통제 덕분에 자국에서 사용 가능한 낮은 등급 칩을 활용해 딥시크(DeepSeek) AI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AI 모델은 600만 달러(약 82억 원)라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훈련 및 개발됐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뉴스위크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여전히 제한된 옵션을 평가하고 있다"며 "새로운 제품 설계가 결정되고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기 전까지는 500억 달러(약 68조 4000억 원) 규모의 중국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사실상 접근이 금지된 상태"라고 밝혔다.
씨에스아이 마켓(CSI Market)이 집계한 금융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미국은 엔비디아 사업의 약 42%를 차지하는 반면 중국과 홍콩은 15.5%를 차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25%의 관세로 '상호적' 보복을 가했다. 이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달 초 중국 당국자들과 만나 추가 무역협상에 대한 약속으로 중요하지만, 일시적인 관세 인하를 협상했다.
엔비디아는 오는 6월 블랙웰 칩 생산에 들어갈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판매 일정은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