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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AI ‘그록’, 미국 정부 내부 확산…“이해충돌·사생활 침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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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AI ‘그록’, 미국 정부 내부 확산…“이해충돌·사생활 침해 우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미국 정부효율부가 인공지능(AI) 챗봇 ‘그록’의 연방정부 내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 기밀과 개인정보가 외부 민간기업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효율부가 그록의 맞춤형 버전을 통해 미국 연방기관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으며 최근 국토안보부 직원들에게도 정식 승인 없이 그록 사용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2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록은 머스크가 지난 2023년 X를 통해 출범시킨 AI 스타트업 xAI가 만든 생성형 AI로 웹사이트에는 “특정 사업 목적을 위해 사용자 활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 AI 도구를 통해 연방기관의 기밀 또는 민감 정보가 처리됐을 경우 이는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기술 및 정부 윤리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xAI의 제품이 연방 계약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AI 학습에 활용된다면 머스크와 관련 기업에 불공정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정부효율부는 2기 트럼프 행정부 들어 연방기관 효율화 명분으로 수천 명의 공무원을 해고하고 주요 데이터 시스템을 통제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개인 정보가 보관된 고보안 연방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단체 감시기술감시프로젝트(STOP)의 앨버트 폭스 칸 대표는 “정부효율부가 정부 데이터를 그록에 연결하는 행위는 사생활 침해 측면에서 가장 심각한 사례”라며 “데이터가 민간기업 xAI로 흘러들어갈 가능성과 사용자 접근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효율부의 AI 확산을 주도한 인물은 카일 슈트와 에드워드 코리스틴으로 이 중 코리스틴은 온라인상에서 ‘빅 볼스(Big Balls)’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온 19세 개발자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근 몇 달간 국토안보부 내부 이메일 접근을 시도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노선에 ‘충성하지 않는’ 직원을 AI로 식별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국방부 산하 한 기관에서는 최근 알고리즘 기반 도구가 직원의 컴퓨터 활동을 감시 중이라는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이에 대한 문자 메시지 교환 기록도 확보했지만 사용된 AI 도구가 그록인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리처드 페인터 전 백악관 윤리자문변호사이자 미네소타대 교수는 “머스크가 그록 사용 결정에 직접 관여했다면 금전적 이해관계가 얽힌 정부 사안에 개입할 수 없도록 한 형사법 위반이 될 수 있다”며 “정부효율부가 그록 사용을 강요하고 있다면 이는 머스크와 xAI를 위한 행위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효율부 측은 논란이 된 DHS 직원들에게 그록 사용을 강요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로이터는 지난 두 달간 DOGE가 내부적으로 그록 사용을 촉구했다는 복수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정부효율부에서 주 1~2일만 일하겠다고 밝혔으며 특별고문직으로 연간 130일만 근무할 수 있다. 본인이 물러나라도 정부효율부 팀은 정부 내 AI 확산 작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